공급 확대 정책에도 원자재·금리 상승에 상쇄
분양가상한제 개편 효과도 제한적
"지나친 낙관론 경계해야"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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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의 정책 수혜주로 꼽혔던 국내 건설사들의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 건설지수는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데 분양가상한제 개편안과 같은 호재성 정책에도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설주의 특성상 원자재 가격의 급등, 가파른 금리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한 당분간 투자자들의 냉랭한 시선이 유지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건설업종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KRX건설지수는 27일 549.09포인트(p)로 마감했다. 지난 3월 초(656.49p) 대비 107.4포인트가량 하락 수치로, 3월 초 대비 약 16.2% 하락하며 KRX300 지수(-12.05%)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하락장에서 업종별로 자동차와 에너지·화학, 헬스케어 등이 한자리 수 대 하락률을 기록한 반면 건설과 반도체, 엔터지수 등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실 건설업종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아왔다. 대권 주자들이 앞다퉈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고 대규모 공급을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꾀했기 때문에 건설회사의 수주 물량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내다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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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뒷받침하지 못하는데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승한 채 유지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기준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게 됐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예상치(컨센서스)를 하회하며 주가의 낙폭을 키웠다.
사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완화 발표는 건설회사들에 상당히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실제로 투자심리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1일 분양가상한제 합리화 방안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조정안을 발표했다. 정비사업 등 필수비용과 자재값 상승분을 분양가에 반영해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기존안을 개정하면서 신규 분양 주택의 분양가는 1~4%가량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허그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조정안을 통해 시세 결정을 위한 비교단지를 준공 20년내 주택에서 10년내 주택으로 축소하면서 분양 가격이 1%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건설회사들의 실적에 제약으로 여겨졌던 분양가상한제가 일부 개편했으나 건설회사들이 기대했던 택지비 산정방식의 개편, 주택담보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현실화, 최대 분양가상한제의 폐지 등은 이번 개편안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확실히 끌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증권사 한 건설담당 연구원은 "이번 대책을 통한 분양가 상승 효과가 사업성 개선에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공급확대 효과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한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약세장에서 코스피가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긴 했지만 정부의 발표 직후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상장 건설회사의 주가는 코스피 지수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마감했다.
부동산 정책의 일부 완화에도 여전히 건설회사들의 정책적 리스크는 남아있다. 전국에 대규모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 건설회사들은 역시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고, 오는 8월부턴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도가 도입한다.
건설사는 공동주택사업자는 아파트를 완공하고 사용승인을 받기 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검사를 마친 후 검사기관(국토안전관리원)에 결과를 제출하는데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검사기관은 보완시공 또는 손해배상을 권고한다. 주택을 분양 받은 소유자들은 추후 건설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할 길이 생기게 된 반면 건설사 입장에선 이를 사전에 방지할 기술력을 확보해 피해를 최소화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완화 가능성은 이미 예견돼 있었는데 예상 가능한 수준의 완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주식시장에서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며 "가파른 금리상승과 높은 원재재 가격의 이슈가 정책 효과를 상쇄하고 있는 상황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하지 않는 한 당분간 투자심리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