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는 '선택과 집중'…"모든 것 잘 할 수 없다" 자성
이커머스 M&A 검토 안 돼…'내실 다지기'에 집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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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그룹 내부 컨설팅을 통해 유통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 영입으로 뉴롯데 의지를 드러낸 만큼 어떤 해결책이 제시될 지가 관심사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제시할 주요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으로, "냉정히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는 내부 자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그룹 내부 컨설팅 계열사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유통 장기플랜을 의뢰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그룹 싱크탱크로, 각 사업 영역의 내부 컨설팅을 맡는 곳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4월말 이사회를 열어 '2022년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컨설팅 계약 체결의 건'을 의결했다. 컨설팅 계약 공시가 이례적이다 보니 새로운 청사진에 관심이 모였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롯데쇼핑 의뢰에 따라 경영진단을 비롯해 미래 전략을 짜는 데 한창이다. 유통 계열사 간 업무 조정과 시너지 창출 마련이 주된 목표다. 롯데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겸 유통군HQ 총괄대표를 비롯해 구체화 단계에 들어갔다.
내부적으론 '선택과 집중'을 주요 키워드로 내걸 것으로 알려졌다. "냉정히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주력 사업과 비주력 사업을 솎아내는 작업부터 우선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 기저엔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롯데는 그간 유력 경쟁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에도 수익성 위주의 보수적 태세를 취해왔다. 티몬과 이베이코리아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 인수를 검토 대상에 올렸지만, 실제 성사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커머스 자체론 흑자를 내지 못할 것이란 데에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 부회장은 올 2월 취임 당시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실제 지난 4월 새벽배송을 중단했고, 오는 7월부터는 롯데마트몰의 점포 배송 차량을 대폭 감차하기로 했다. 증권가는 대신 편의점과 주류 등 고마진 카테고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사업도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중국시장은 철수, 대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확장에 집중한다. 리오프닝 재개에 맞춰 오프라인 사업에 특히 주력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각 수장들은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첫 출장지로 선택해 현지 상황을 시찰했다.
작년까지 봉쇄령이 내려졌던 동남아 지역이 올해 재개와 맞물리며 업사이드가 전보다 커질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해외사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는데, 베트남 기존점 매출 증가가 주효했었다. 중국이 -15.3%로 부진한 가운데 베트남은 7.6%의 성장률을 냈다. 오는 7월엔 베트남 추가 점포 확장도 예정돼 있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는 동남아 지역에 특히 익스포져가 많은데, 콜드체인이 한국보다 잘 갖춰져 있지 않은 만큼 한국 물류창고 물량이 특히 많은 지역"이라며 "편의점과 슈퍼, 대형마트 등의 포맷이 특히 사업성이 높아 업사이드가 아직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M&A도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이커머스 M&A 계획은 사실상 중단된 분위기다. 근래 성장성을 내세워 급격히 외형을 키워온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이 최근 부침을 겪으면서 다시금 유력한 인수자로 부상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롯데 내부선 여전히 이들 이커머스 M&A 계획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무산 이후로 M&A 검토 명맥이 끊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그룹과 경합을 벌였던 롯데는 적정가 3조원이 아니면 인수 의지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내부선 인수 최종 포기 이후 사실상 해당 시장은 더 보지 않겠다는 기조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도 롯데의 수익성 위주 전략이 관측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고물가에 따른 유동성 축소라는 시기는 여전히 수익성이 좋지 못한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추가 자금조달에 있어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들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작업은 바로 수익성 챙기기"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