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KB證, 2위 MS와 공모규모 차이 2배 '압도적'
NH證, 삼바 유증 주관으로 3위까지 끌어올려
체면 구긴 ECM 전통강자들…'한투·미래·삼성' 중하위권 차지
올 2분기 ECM 규모 5兆…LG ES IPO의 반토막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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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2022년 상반기 주식자본시장(ECM) 리그테이블은 사상 최대 공모 규모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과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결과를 좌우했다.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상장을 철회하면서 변수가 됐다.
1분기에 LG에너지솔루션 IPO 주관으로 1위에 오른 KB증권은 상반기에도 무난하게 1위를 지켰고,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이 딜 한 건으로 주관 및 인수 순위권에 안착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주관을 앞세워 순위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29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ECM 공모발행 시장에서 5조1000억원가량을 주관하며 1위에 차지했다. KB증권은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2분기 주요 거래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도 주관사로 참여했다. 주관 건수 18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모건스탠리(2위), NH투자증권(3위)과 공모 규모 차이는 약 2배가량 차이나며 크게 따돌렸다.
LG에너지솔루션 IPO 주관만으로 ECM 상반기 리그테이블 순위권에 든 곳도 있었다. 모건스탠리(2위), 골드만삭스(7위), 메릴린치(8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9위) 등 외국계 증권사는 2분기에 딜이 한 건도 없었지만, 1분기에 이어 리그테이블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대비 크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딜을 수임한 덕택이다. 1분기 ECM 전체 주관 10위였던 NH투자증권은 3위로, 한국투자증권은 9위에서 6위로 순위가 올랐다.
IPO 부문에선 NH투자증권이 2분기 SK쉴더스, 원스토어 IPO 주관으로 상위권 탈환을 노렸지만 모두 상장 철회를 택하면서 순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유상증자 부문은 순위 변동 폭이 다소 크다. 올해 2분기 유독 대규모 유상증자 딜이 많았다. 발행규모가 컸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코프로비엠,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딜을 주관한 NH투자증권이 유상증자 주관 및 인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KB증권은 유상증자 부문에서 2위로 밀려났다. 올 초부터 KB증권은 ECM·DCM 양 부문에서 1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실무진들도 유상증자의 경우, 발행사 부담을 덜어주는 '총액인수' 방식으로 딜에 참여코자 했다. 그러나 4월 엔지켐생명과학 유상증자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KB증권이 실권주를 떠안으며 대주주가 됐다. 최근 주가 기준, 600억~700억원가량의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이후부터는 공격적 영업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도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두 증권사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ECM 전체 주관 및 인수 부문에서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4개 딜의 주관을 맡았다. 딜 수임 건수 기준으로 KB증권에 이어 가장 많았지만 발행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나마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등을 주관한 덕에 중위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미래에셋증권도 2분기 보로노이, 포바이포 등 코스닥 상장만을 주관해 ECM 전체 10위로 겨우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ECM 전체 주관 5위였던 삼성증권은 ECM 리그테이블에서 자취를 감췄다. 카카오페이 등 IPO 대어를 주관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빅딜을 거의 수임하지 못하면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분기 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IPO 딜은 줄고 유상증자 건수는 늘었다. 코스닥 상장 소식들만 전해졌던 반면 유상증자 시장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3조2008억원), 에코프로비엠(6246억원) 등 규모가 큰 딜들이 모습을 비췄다. SK그룹 계열사 2곳의 상장 철회에 고초를 겪은 NH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딜을 수임하며 ECM 리그테이블 상위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