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만 6조에 이르러 추가적으로 넥슨 지분 나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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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상속 신고가 조만간 이뤄진다. 이에 맞춰 상속인들은 발빠르게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14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상속인들은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해서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 지분을 담보로 약 7000억원 가량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거래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맡았다.
거래구조는 '칼라'(collarㆍ한도설정) 계약으로 진행됐다. 주가 한도를 설정, 넥슨이 도쿄 증시에 상장된 만큼 주가 변화에 따른 위험을 헤지하는 형태다. 즉 주가와 상관없이 가격 하한선을 설정하고 그만큼의 담보가치를 인정하는 형태로, 그 가격보다 주가가 오른만큼은 해당 증권사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장된 주식의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형태의 계약”이라며 “당장 상속세를 마련해야 해 거래가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해당 거래에서 담보로 잡히는 지분은 지주회사인 NXC가 가지고 있는 넥슨 지분으로 알려졌다. 넥슨의 지배구조는 김 창업자의 가족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NXC를 정점으로 NXC가 도쿄에 상장된 넥슨 지분 47.15%를 보유하고 있다. NXC가 넥슨지분을 담보로 조달한 자금은 추후 상속인이 보유한 NXC 지분 감자를 통해서 상속인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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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9월까지 상속신고와 동시에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상속세는 상속개시일부터 6개월이 속한 달의 말일까지 신고 납부해야 한다.
다만 매년 납부할 금액이 1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연부연납을 활용해 상속신고시 상속세의 6분의 1을 납부하고, 이후 5년간 세액을 분할해 납부할 수 있다. 넥슨의 상속인들도 연부연납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김 창업자가 별세한 지난 3월 이후 6개월 후인 9월까지 추정 상속세인 6조원의 6분 1인 1조원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이번 거래 이후에도 넥슨 지분이 결국은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으로도 마련해야 할 상속세만도 수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자문업계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 있는 주식이 한계가 있었다보니 넥슨 지분 활용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 "다만 계속 이자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지분 매각 선택지를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 봤다.
그런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넥슨 상속인들이 경영권을 앞으로도 가져갈 것인가다. 넥슨은 지난 2019년 김 창업자가 매각 작업을 진행하다 무산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과도 일종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하지만 앞으로도 해당 체제를 유지할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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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령 매각 작업에 나서더라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넥슨의 시총이 2019년 대비 두배 가까이 올랐다. 당시에도 거래규모만 10조원에 달해서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이제는 규모가 더욱 커져서 이를 감당할 인수후보를 찾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선 매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결국 관건은 인수후보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