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380원 분배금, 390~400원 기대하던 시장과 시각차
금리 오르며 리츠 수익률 하락 우려...맥쿼리도 '도매금'
수급 무너진 상황서 외국인마저 발 빼며 매수 주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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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과 경기침체 시기에 대표적인 방어주로 꼽혔던 맥쿼리인프라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국내 유일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스트럭처 펀드로, 꾸준한 배당 수익이 보장되고 차입금 비중이 낮아 금리 인상기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보다 수익률이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속도와 고환율에 따른 외부 수급적 요인이 주가 하락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는 분석이다.
13일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코스피의 상승에도 불구, 보합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5월 초만 해도 최고 1만43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후 17% 급락하며 한때 1만2000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4%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좋지 못한 성과라는 평가다.
맥쿼리인프라는 안정적인 주가 방어력과 고배당 매력을 갖고 있어 금리 인상기 및 경기침체 국면에서 대표적인 투자 종목으로 꼽혀왔다. 코스피와는 역(逆)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주가 하락기 방어주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삼성증권은 성장성까지 갖춘 '배당성장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렇게 쌓아온 그간의 '명성'이 최근 한 달 동안 공염불이 되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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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인프라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분배금(배당)에 대한 실망감,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기대수익률 하락, 환율 이슈 등이 꼽힌다.
맥쿼리인프라는 지난 상반기 주당 380원의 분배금 지급을 결의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수준의 배당이었다. 당초 보유 중인 천연가스 관련 회사의 이익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고속도로 통행량 정상화 등의 수혜로 올 상반기 390~400원의 분배금이 기대됐던 것에 비해 다소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최고가인 1만4350원 기준, 상반기 380원의 분배금은 2.65%, 연환산 5.3% 정도의 배당수익률이다. 지난해 연간 배당수익률 5.5%보다도 낮다. 애초에 1만4000원 이상의 주가는 반기 배당금이 400원대로 올라서는 걸 염두에 두고 형성된 가격이라는 분석이 많다.
보통 하반기 분배금은 상반기 분배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된다. 상반기 분배금 확정과 함께, 올해 연간 분배금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아예 꺾여버린 것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유탄도 뒤늦게 맞았다. 이는 상장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의 하락세와도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리츠의 기대 수익률은 떨어진다. 대출을 활용해 건물을 매입한 후, 임대료를 받아 운영비 및 이자를 내고 남은 금액을 분배하는 것이 리츠의 수익 모델인 까닭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국내 대표 리츠들을 담고 있는 미래에셋운용 타이거 리츠부동산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최근 3개월간 하락율이 16.4%에 달했다. 이 ETF는 맥쿼리인프라도 20%가량 담고 있어 ETF 하락이 보유 자산 가치 하락을 부르는 연쇄 작용도 일어났을 거란 지적이다.
물론 맥쿼리인프라는 금리 상승에 리츠보다 비교적 방어적인 운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맥쿼리인프라의 차입 비율은 19.7%이며, 민간투자법 규정에 따른 펀드 차입 한도 비율도 30%에 불과하다. 낮은 차입 비율로 인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은 제한적이다.
맥쿼리인프라 관계자는 “투자자산이 대다수 인프라 자산인데 물가나 금리와 연동해 부과하는 구조라 매출에서는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물가가 오르면 인건비나 대출금리 등 영업비용이 올라가는 측면이 있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극히 낮기 때문에 비용보다 매출 증가 효과가 더 커 순이익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리츠 등 배당주에 대한 회피 심리가 최근의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배당주에 요구되는 수익률 역시 크게 치솟았다는 평가다. 최근 일부 특판 상품의 정기적금 금리는 5.5%까지 올라간 상태다.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주식형 상품은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최근 맥쿼리인프라 주가가 1만2000원대에서 방어선을 형성한 것 역시 6%대 중반까지 배당수익률이 올라간 까닭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무위험수익률인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이 3%대 중반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리스크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위험자산은 적어도 7~10%의 수익률은 줘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상대적으로 주가 상방이 막혀있는 리츠류의 자산은 배당이 전부인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니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역시 맥쿼리인프라에는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침체기에 달러 강세가 이뤄지면서 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
맥쿼리인프라의 수급균형은 연초부터 무너진 상황이었다. 지급여력(RBC)비율 악재에 보유 채권 손실까지 겹친 보험사가 보유 중인 맥쿼리인프라 지분을 대규모로 내던지면서다. 실제로 연초 이후 지금까지 보험사의 맥쿼리인프라 순매도 총액은 4230억원에 이른다.
이들 보험사는 2018~2019년 리츠 및 맥쿼리인프라 등 비교적 안정적인 배당주를 대거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며 주가를 급등시키기도 했다. 수급 이슈가 이번엔 반대로 작용한 것이다.
보험사 매물은 개인투자자와 외국인들이 주로 받았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유지한 5월초까지는 맥쿼리인프라 주가도 잘 버텼지만,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며 외국인마저 순매도로 돌아섰다. 매수 주체는 개인만 남았다. 4월 이후 연기금이 일부 매수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연초 이후 누적으로 보면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 손실까지 걱정할 정도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일부 차익실현을 위해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맥쿼리인프라의 경우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투자자금 이동이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매크로 환경 변화에 따른 주가 하락이기 때문에, 맥쿼리인프라 운용사에서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그리 많지 않다.
맥쿼리인프라 관계자는 “펀드 수익을 모두 배당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처럼 잉여현금을 활용해서 일시적으로 배당 성향을 높이기 어렵다”며 “중단기적이지만 유동성 관리와 차입 및 자금관리, 신사업 검토 및 투자를 이어가고 필요시 유상증자를 활용하여 펀드 성장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