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사업 업황 둔화…믿을 건 첨단소재 두 자릿수 수익률?
문제는 하반기 양극재 원재료값 인하, 판가 상승 기대하기 어려워
LG화학 "원재료 가격 변동성 커지면 재고 평가손 발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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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화학이 첨단소재 사업의 호실적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화학 사업의 업황 둔화에도 첨단소재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발표회(IR)에선 첨단소재 사업이 현재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증권업계에선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판가 상승은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LG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2조239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수준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보다 59% 급감한 8784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배터리 분쟁 합의금 1조원이 실적에 반영되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특히 높았다는 분석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화학 사업의 업황 둔화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평가다. 고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9876억원, 513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 난 수준이다.
첨단소재 사업의 호실적이 석유화학 사업의 부진을 만회했다. 첨단소재사업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84억원, 33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6%, 253%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16.6%를 기록했는데, LG화학의 사업 부문 중 가장 높다. 전지 재료 출하 확대 및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이 지속됐고 우호적 환율 환경 등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날 실적 발표회(IR)에서 첨단소재 사업의 수익성 및 성장성이 하반기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양극재 주요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등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추가적 판가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톤(t)당 1만933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6월 말 대비 18%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또 다른 원자재인 코발트는 3월부터 5월까지 8만달러 선을 유지해다가 최근엔 5만달러 대까지 급락했다.
이에 LG화학은 하반기에도 이익 규모는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화학 측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전지 재료(양극재) 판매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익의 절대 규모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단기간 가격 변동성이 큰 폭으로 발생한다면 재고로 인한 평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LG화학은 생산설비(CAPA) 확대 가능성을 내비치며 첨단소재 사업을 지속 확장할 것을 예고했다. LG화학 측 관계자는 "양극재 CAPA 확대 계획에 있어서 그동안 당사가 다소 보수적인 측면이 있기는 했지만, 현재 다수의 고객사와 캐파 확대 및 공급 조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며 "중장기 CAPA 계획 변경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