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가업승계에 영향 미칠 듯
'주가 누르기' 완화 기대감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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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정부가 상속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그간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 경영 저해 요인, 나아가 주식시장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음에 따라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것이다.
제도를 개선할 경우 코스닥을 중심으로 상속세 절감을 위한 '주가 누르기'가 다소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한다. 다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이달 정부는 가업승계 관련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을 통해 ▲가업상속 공제 실효성을 제고하고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확대 ▲상속 증여세 납부유예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상속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최대주주 20% 할증이 없어지고, 요건을 갖출 경우 최대 1000억원까지 상속세 공제가 가능해진다. 해당 혜택을 받을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를 제외한 기업은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납부의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대부분 기업이 시총기준 3000억 이하이다 보니 가업승계 요건을 갖춰 1000억원을 공제 받는 다면 내야 할 상속세가 크게 경감된다. 개정안 이전에는 최대 500억원만 공제를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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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관투자자는 "이번 상속세 절감은 코스닥 기업에는 일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코스닥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 중 하나인 상속세 절감을 위한 주가 누르기 해소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간 기업들은 상장을 통해 투자자 자금을 모집한 이후 주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러 이유 중 하나로 상속세가 거론됐다. 국내 상속세는 주가에 연동되어 부과되기 때문이다. 즉 주가가 오르게 되면 이에 따라 납부해야 할 상속세도 늘어나는 구조다.
최근 상속세 이슈가 있는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의 경우 상속세만도 10조원이 넘는다. 이도 주가에 따라 그 규모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구조다. 당연히 기업을 하는 최대주주 입장에선 상속을 위해서 주가를 짓누를 유인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이번 상속세 개정안으로 최대주주 할증 및 상속세 공제 확대로 이런 부담에서 코스닥 기업 일부는 탈피할 수 있다.
중기중앙회도 해당 세법개정안에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논평을 통해 "막대한 조세부담으로 승계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경쟁력 있는 장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세법 개정안의 효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해소 가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인위적 주가 누르기의 유인으로 작용하는 현행 시가(주가) 기준의 상속세 납부기준을 공정가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회사의 기업가치를 전문 평가기관에 맡겨 공정가치 평가를 해야 주가 왜곡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공정가치 평가는 M&A 및 자산양수도 시 기업가치 평가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법이다.
더불어서 상속세율을 최소한 양도세 수준으로 낮추고, 상속 이후 실제 매각시까지 이연해 주는 등 실질적으로 상속세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속세 감면을 단순히 부자감세로 보기 보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라며 "비단 상속세 개편뿐 아니라 높은 배당세도 분리과세를 통해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