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 별도 앱 출시하고 타깃광고 도입
글로벌 진출 본격화에 신사업 투자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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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역대급 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사업 방향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많아 보인다. 대내외적으로 비판이 많은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 유보 입장을 밝히고, 주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소셜 미디어’처럼 개편해 수익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 매출이 1조8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 증가했다고 4일 공시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순이익은 두나무에 대한 지배력 변화로 지분법 주식 처분이익이 제외되면서 기저효과가 발생, 같은 기간 대비 68% 줄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유보하고 상생 협의체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은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고 더 큰 성장을 고민하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였다"며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이 부분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 말했다.
지난달 초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매각 추진 과정에서 카카오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카카오는 사내 임직원 의견을 더욱 수렴하겠다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경기 불확실성 및 온라인 커머스 시장 위축으로 하반기 톡비즈 성장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사업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2분기 톡비즈 부문 매출은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많은 비중(24.8%)을 차지했다.
카카오톡 이용자의 프로필 영역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편한다. 해당 서비스에 이모티콘·커머스 사업을 결합할 계획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 첫번째 탭인 '친구탭'은 나를 표현하는 영역인 동시에 친구들 일상을 발견하는 창구로 진화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이용자들 프로필 조회수나 체류시간과 같은 활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더 나아가 광고·선물하기·이모티콘과 같은 톡비즈의 핵심 비즈니스들과 강결합을 통한 수익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픈채팅에도 4분기에 광고 모델을 도입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픈채팅은 관심사 기반 채팅이기 때문에 목적성 용도가 강한 카카오톡와 달리 주제별로 맞춤 광고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픈채팅은 별도 프로모션 없이도 일간활성이용자수 900만명이 넘었다. 국내 기반을 다진 후에는 '오픈링크'라는 별도 앱으로 출시해 해외 진출에 나선다.
카카오는 "경제위기 침체에도 카카오의 가이던스를 크게 낮추지 않은 건 오픈채팅을 통한 광고모델 확장 전략 때문이다"며 "하반기부터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에 검색 및 콘텐츠 광고를 선보이면서,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라 전했다.
카카오는 글로벌 사업도 꾸준히 확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커머스 부문은 '지그재그’와 '그립’을 필두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일본·북미·캐나다 지역을 목표로 지그재그 글로벌을 테스트하고, 9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콘텐츠 부문은 웹툰을 기반으로 글벌 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기준 전체 스토리 플랫폼 거래액 중 해외 비중이 약 80%로 확대됐다. 특히,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는 오리지널 IP 공급을 점진적으로 늘려, 75% 이상 매출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급한 IP에서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는 "오리지널 IP 공급확대와 플랫폼 간 시너지 통해 2024년 북미 플랫폼 거래액 5000억원 이상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또 일본에서 월간이용자수 950만명, 월간거래액은 사상 최대액인 80억엔을 달성한 픽코마는 유럽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계획"이라 밝혔다.
카카오가 올해 초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비전을 발표하며 언급한 신사업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클라우드·AI·헬스케어 등 기술 기반 신규 사업 부문 투자로 상반기 영업손실 82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신사업 신사업 투자 비용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한 해가 되겠지만, 내년부터 손실 규모를 줄여나갈 거란 설명이다.
배 CIO는 "지난 4월 헬스케어 법인을 출범하고 황희 대표 중심으로 조직 세팅을 완료했다"며 "올해는 불확실한 경기 상황을 감안해 B2B 사업에 먼저 집중하기로 했다. 버추얼케어 사업은 경기회복을 지켜보며 정하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