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적자전환 하기도…시너지 의문
노조·IT 통합 잡음 일며 리더십 지적 커져
이자이익으로 비판받는 그룹사에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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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가 출범 1년이 되도록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실적은 통합 이전보다 못한 상황이다. 리더십 부재에 대한 지적이 크다.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이후 출범한 신한라이프가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작년 3분기 신한라이프 순익은 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감소했다. 작년 4분기에는 10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하기도 했다. 작년 한 해 실적만 놓고 보면 통합 이전보다도 못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양 사 합병이 시너지라기보다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실적 부진은 빙산의 일각이란 점이다. 우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인력의 통합이 진전되고 있지 않다. 양사 모두 강성 노조로 유명한 곳인데 통합 이후에도 양사 노조는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 통합도 이뤄지지 않고 신한생명 노조와 오렌지라이프 노조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한생명 노조는 임금피크제, 성과급 산정 등을 두고 사측에 강하게 반발했다. 양사 임금을 맞추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신한생명 직원들이 보는 손해가 크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 경영진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자고 달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신한생명 노조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조 통합도 안 되고 임금 등 처우에 대한 불만이 크다"라며 "인적 통합이 안 되니 회사가 제대로 운용될 수 없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IT 통합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올해 2월 IT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통합 작업이 3개월 미뤄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여전히 IT 통합이 매끄럽지 않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양사의 전산 자료가 매끄럽게 통합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며 "통합법인이 출범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IT 통합마저 진행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 때문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이 인수 후 통합의 실패 사례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가 나온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 작업을 진행하는 KB금융그룹은 신한라이프를 반면교사 삼는다는 말도 나오는 형국이다.
결국 부진한 실적과 통합작업은 경영진 책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신한라이프 통합을 진두지휘하는 성대규 사장의 리더십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규모가 엇비슷한 두 회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양사 의견에 끌려다니다 보니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통합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이 한 방향으로 통합을 이끌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불어 과거 경영진도 노조에 끌려다니다 보니 경영에 노조의 입김이 지나치게 강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한라이프의 부진은 단순히 회사뿐 아니라 그룹에도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비이자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에 공을 들였지만, 그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서다. 신한라이프가 '빅3' 보험사와 견줄 정도의 외형과 실적을 내줘야 하지만 현재로선 통합 법인의 외형을 갖추기에만도 급급한 상황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카드 성장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메울 방안으로 추진했던 생보사 인수가 예상했던 것과 반대로 가고 있다"라며 "그룹 전략 차원에서 신한라이프 부진은 큰 부담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보험업황을 볼 때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 보기 어렵고 순이익 감소폭도 업계 평균 대비 작다"라며 "HR통합은 절차가 진행중이고, IT통합은 안정화 작업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