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하면 올해만 총 9000억원 자금 조달
지난해와 유사한 기업가치 평가
8조2000에서 올해는 8조5000억원 수준
대체투자 바라보는 냉랭한 기관들 설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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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모바일 금융 사업자 토스(이하 비바리퍼블리카)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당초 목표했던 최대 1조원의 자금 조달에 근접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급격히 성장하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의 상승 곡선은 둔화했다. 최근 출자기관(LP)들의 투자, 특히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유니콘 기업들에 대한 출자가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 유치 마무리 단계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프리미어파트너스, 코스톤아시아, 한국투자증권(한투PE), 토닉프라이빗에쿼티를 포함한 총 5곳의 운용사로부터 총 6000억원 규모의 시리즈G 투자 유치를 추진중이다. 투자유치의 실무는 모건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가 담당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8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지난해 6월 알키온캐피탈매니지먼트(英) 등 국내외 기관들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았을 당시와 유사하다. 당초 비바리퍼블리카는 포스트밸류(Post-value) 약 9조~9조5000억원 수준을 희망했으나 최초의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달 20일 알토스벤처스(美), 한국산업은행, 광주은행, 다올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증권 등 총 6곳의 기관에 제 3자배정 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달 투자 유치에 이어 이번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최대 1조원가량의 자본확충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재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운용사들의 자금모집이 원활히 이뤄져야 가능한 시나리오란 평가다. 특히 블라인드펀드에서 충분한 자금을 출자하기 어렵고 프로젝트펀드 자금을 모아야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외 주요 LP들의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출자는 상당히 위축돼 있다. 치솟는 금리에 인수금융을 통한 자금 융통은 더 어려워졌는데 연기금·공제회와 같은 대형 출자기관은 물론 금융당국의 자산건전성 확보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보험사·캐피탈·저축은행 등의 금융기관들 모두 대체투자 부문의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대형 PEF 대표급 관계자는 "국내 출자기관들의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는 굉장히 악화한 상황이 맞다"며 "대체 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등으로 인한 기관들 자체적인 투자 여력이 떨어졌는데 지난 수년 간 급격히 몸 값이 올랐던 IT,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에 대한 이견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유니콘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드러난 실적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유니콘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잣대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과거엔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확장 의지 등이 곧 기업가치와 직결됐다면 이제는 수익성과 추후에 실제로 현금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에 주목하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토스뱅크를 비롯한 10곳의 비상장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는 계열회사 지원을 비롯한 추가 투자를 위한 재원마련으로 해석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최대주주인 토스뱅크는 지난해 2월부터 5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이 넘는 자본금을 확보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출범 첫 해인 지난해 말 기준 영업손실은 8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바리퍼블리카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전년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또한 1800억원(2020년 기준 725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한 유니콘 기업들에 대한 현금창출 능력 및 수익성에 대한 검증, 이를 기준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의 밸류에이션의 잣대는 점점 더 엄격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