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회계제도 하에선 2800억원
IFRS17 도입 만으로 기업가치 10배 증가
검증되지 않은 숫자라 기업가치 두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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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시장이 손보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으로 자본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업계 최초로 IFRS17 적용 결과를 공개한 한화손해보험의 자본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는 손보사 M&A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들어 손보사 수입보험료가 생보사를 뛰어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보사와 생보사의 수입보험료가 각각 25조7717억원, 25조985억원을 기록했다. 한때는 생보사가 손보의 수입보험료보다 수십조원 많게 들어왔다. 하지만 최근 5년 사이 이 격차가 계속해서 줄어들더니 이제는 손보사 수입보험료가 생보사를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생보사의 주력상품인 저축성보험이 줄어드는 사이 손보사의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이 두루 두루 성장했기 때문이다. 보험의 주력이 생보에서 손보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보사는 영업우위뿐 아니라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 시행으로 인한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보험기간 들어올 수익을 계약자서비스마진(CSM)이라는 항목을 통해 이익으로 반영한다. 손보사들은 생보사와 달리 과거 확정형 고금리 상품 부담이 적고, 수익성 높은 장기보험 판매에 집중한터라 IFRS17 도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DB손해보험, KB손보, 현대해상 등 우량 손보사들의 자본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들은 IFRS17 도입에 발맞춰 새로운 재무제표를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해 금융감독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제도 하에선 우량 손보사들의 자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라며 "이들의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기류는 중소형 손보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 롯데손보 등 중형 손보사들도 IFRS17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한화손보의 경우 2019년 12월 경영관리 대상에 오르고,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경영진 교체 등을 통해서 사업비 감축, 언더라이팅 강화, 보험료 인상 등의 조치를 통해서 회사 비용통제를 철저하게 했다. 이에 따라 2019년 610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1559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또한 2021년에는 자동차보험과 일반 보험 손해율이 크게 하락하여 손익개선을 이끌었다.
회사 측에서 밝힌바에 따르면 IFRS17이 도입될 경우 현재 2800억원 수준이던 자본이 3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IFRS17 영향을 보험사 중에서 최초로 공개한 것이라 업계에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숫자만 놓고보면 통상 손보사들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에서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IFRS17 도입으로 기업가치가 10배 뛰는 결과가 나온다.
한 증권사 보험담당 연구원은 "어떠한 로직으로 자본이 3조원이 되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보험사 중에서 처음으로 IFRS17 시뮬레이션 결과를 밝힌 숫자라 관심이 높다"라며 "한화손보의 영업도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전체적으로 회사가 우상향 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롯데손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롯데손보의 현재 자본은 7300억원 수준인데, IFRS17 적용시 한화손보와 유사한 숫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에서 롯데손보를 인수한 사모펀드도 매각을 IFRS17 적용 이후인 내년으로 시계를 맞춰놓고 있다.
즉 올해가 손보사 기업가치가 '블랙박스' 인 상황이다. 한화손보가 업계 최초로 IFRS17 적용한 숫자를 밝혔지만, 어떠한 근거로 해당 숫자가 나온지가 불명확하다 보니 해당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모든 보험사들이 IFRS17 숫자를 공개하고 해당 숫자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지 손보사 기업가치에 대해서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가치를 놓고 IFRS17 도입 이전까지 외부에서 정확하게 파악이 어렵다"라며 "설령 손보사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있더라도 사는쪽과 파는쪽의 견해 차를 극복하는게 관건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