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투자자로 합류한 PSA의 동의 여부는 변수 여지
티몬, 미국에 설립된 지주사 활용해 스팩 상장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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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티몬 대주주가 경영권 지분을 놓고 여러 시나리오를 고심 중이다. 현재로선 포괄적 지분교환 구조를 논의 중인 싱가포르 이커머스 1위 사업자 큐텐(Qoo10)이 유력 협상자로 나서있다. 대주주는 여기에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한 미국 우회상장을 추후 회수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몬 대주주들은 국내 자문사 도움을 받아 경영권 매각과 투자유치 등을 열어두고 원매자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티몬 주식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81.74%,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16.91%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원매자는 큐텐으로, 티몬 대주주와 포괄적 지분교환 거래 구조를 논의하고 있다. KKR과 앵커PE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를 큐텐에 넘기고, 그 대가로 큐텐이 발행한 신주를 얻는 방식이다.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티몬은 큐텐의 자회사가 된다. 실상 티몬 경영권 거래지만 주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현금이 오가지는 않는다. 큐텐으로서도 구영배 대표의 지분율이 약 70%로 절대적이기 때문에 신주를 발행한 M&A를 추진하는 데 부담이 없다. 작년 새 투자자로 합류한 PSA컨소시엄의 동의 여부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참고기사: 티몬 M&A, 큐텐과 주식교환 방식 거론…PSA 동의 여부는 변수(2022.07.22)
티몬은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를 마친 후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한 미국 상장도 고려 중이다. KKR과 앵커PE는 작년부터 우선 검토 대상은 아니더라도 스팩을 선택지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었다.
스팩의 핵심은 빠른 우회상장이다. 일반적인 IPO보다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다. 2년 내 합병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더라도 초기 발행금액 수준으로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통상 한국거래소보다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가 기업 성장성을 더 중시한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미국 상장에 더 기대감을 걸어볼 만하다.
승인 절차와 세금문제 등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점은 감안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 대주주가 티몬 주식을 간접 보유한 특수목적회사(Monster Holding LP)가 역외 지역에서 설립된 펀드란 점에서 다른 국내 기업에 비해 미국 스팩을 활용해볼 여지는 충분히 있을 전망이다.
KKR과 앵커PE는 2015년 세운 지주회사 몬스터홀딩스 LP를 통해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에게서 티몬(당시 티켓몬스터) 경영권을 인수해 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미국 델라웨어(Delaware) 주(州)에서 설립된 법인이다. 통상 델라웨어 회사법은 한국의 모회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 있거나 미국 내에서 투자유치를 고려할 때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큐텐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미국의 몬스터홀딩스 LP를 스팩 상장시킨 후 큐텐과 합병시키는 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만큼 큐텐과의 포괄적 지분교환 협상과 별개로 상장 등을 통한 추후 회수 방안 모색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상장지로 국내 증시를 다시 검토하기 쉽지 않은 사정도 언급되고 있다. 티몬은 작년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준비했던 바 있다. 거래소가 상장을 위해 자본잠식을 일부 해소할 것을 권고하며 3050억원 투자금도 유치했지만 목표했던 흑자전환에 실패, 상장 스토리에 차질을 빚으면서 계획을 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