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비 덩치 작은데 몸값은 비싸
국세청, 탈세 여부·자회사 거래 조사
악재에도 소뱅 등 투자자들 상장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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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야놀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착수·침체된 IPO 분위기 등 시장 불확실성에도 불구, 계획대로 하반기 나스닥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야놀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야놀자는 7월 레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하는 등 올해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고, 미국 증시도 회복세를 보여 상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야놀자는 올해 나스닥 상장을 위해 실사 등 이미 각종 비용을 지불했으며,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투자자들도 올해 상장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비상장 기업들의 엑시트 여건이 악화되자 쏘카, 마켓컬리의 사례처럼 투자자들은 몸값을 낮춰서라도 상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늘고 있다. 야놀자에 2조원을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 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놀자의 상장 강행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시장에는 여전히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 추진에 부정적인 변수들이 존재한다.
인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에 전 세계적으로 IPO 시장이 얼어붙었다. 야놀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EY에 따르면 2분기 미주 지역에 상장한 종목은 4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조달 금액도 25억달러로 95%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치(종목 수 -54%, 조달 금액 -65%)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EY는 지정학 리스크·매크로 이슈 등에 3분기에도 IPO 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아있을 거란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며 여행 관련 섹터에도 영향이 있을 거란 분석이다. 레이첼 게링 EY 미주 IPO 리더는 "매크로 이슈에 침체된 IPO 시장이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경쟁사 대비 덩치는 작은데 몸값은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다.
야놀자는 1분기 매출 1005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야놀자의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꼽히는 부킹홀딩스는 같은 기간 3조5500억원, 에어비앤비는 1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글로벌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익스피디아·부킹홀딩스·트립닷컴·에어비앤비 등 4개 그룹사는 2020년 기준 OTA 시장의 97%를 차지했다.
야놀자의 매출 대비 장외 시가총액 기준 PSR(주가매출비율)은 53.4배다. 부킹홀딩스는 7.67배, 에어비앤비는 16.7배의 PSR을 기록했다. 18일 장외시장에서 야놀자 주가는 5만3500원으로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몸값은 비싸다는 평가다.
신사업으로 내세우는 클라우드 사업도 아직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매출 중 클라우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로 전분기 7.6% 대비 늘어났지만, 주력사업으로 내세우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야놀자클라우드의 주력 사업인 호텔 자산 관리 시스템(PMS)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파편화돼있어 특정 기업이 표준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선 국세청 조사4국이 지난달 말 야놀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4국은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정황이 포착될 경우 비정기 세무조사로 투입되는 곳이다. 국세청은 야놀자의 탈세 여부 검증 및 야놀자에프앤지·와이시너지 등 자회사들과의 거래 구조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진행 사안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지만,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IPO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IPO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증시 특성상, 최악의 경우 이번 세무조사에서 결과에 따라 나스닥 상장을 연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야놀자는 "상장 관련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