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비율 악화 대비하고 주주 배당 여력 확보
카드·캐피탈사 등 자회사 재정지원도…직접 채권 인수
어느 곳부터 자본확충 지원할까…지주 고민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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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와 은행을 시작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건전성 강화 및 계열사 자본확충 강화를 위함으로 풀이된다. 연체율 증가 등 우려가 큰 카드, 캐피탈사 들도 여전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자금 마련과 자본확충에 집중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당분간 금융권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달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각각 최대 5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지난 6월에는 하나금융지주가 4000억원어치의 신종자본증권을 지난달에는 우리금융지주가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금융지주 간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봇물을 이루면서 이들 간 '매치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달 같은 날 수요예측에 돌입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간에 누가 더 낮은 금리에 자금조달 하는지 여부 등이 화제가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발행물량, 날짜 등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이 많지만 아무래도 비슷한 시기에 발행에 나설 경우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은 리딩 금융지주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들의 조달금리를 놓고도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매치는 KB금융의 판정승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KB금융의 금리가 3bp(0.03%포인트)가량 낮았고, 발행 물량 대비 주문 물량도 더 많았다. KB금융은 올해 이미 2조원가량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여력을 쌓았고 투자자와의 관계도 다져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이렇듯 금융지주들이 앞다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우선 건전성 비율 악화를 꼽을 수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의 BIS비율은 KB금융 15.6%, 신한 15.8%, 우리 14.2%, 하나 15.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하락 폭은 0.2~0.9%포인트 정도다.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하는 BIS비율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해외자산의 가치가 늘어나면서 하락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그간 사업다각화를 해외자산 투자를 늘려왔다. KB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지주들은 동남아시아에 투자 등에 적극나섰는데 환율상승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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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의 주주환원 강화도 이들이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로 풀이된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대로 인해서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른 주주들의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에 따른 연체율 상승 및 부실채권 증가를 우려해 충분한 자본을 쌓아놓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 양측의 주장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더불어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카드와 캐피탈사의 자본확충을 위한 자금조달 측면도 있다. 지난 2월 우리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을 3000억원 발행한 바 있다. 이 중 2000억원을 우리캐피탈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는 데 활용했다.
비단 우리캐피탈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 산하의 카드사와 캐피탈사들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나서서 여전채 금리 상승 속 연체율 증가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을 요구한 바 있다.
한 여전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와 캐피탈사들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이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금융지주가 이를 인수하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카드사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평균 20.29%로 전년 대비 1.45%포인트 감소했고, 카드사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성비율은 448.97%로 31.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총자산은 21조9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이처럼 자산은 늘어나는데 이에 따른 건전성 비율이나 지급 능력은 악화하고 있다. 캐피탈사의 경우도 이와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은데다 건전성 규제 요건이 매년 까다로워지고 있다. 금융지주 입장에선 어느 계열사 자본확충을 선제적으로 해줘야 할지 고민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확충이 시급한 계열사들은 너도나도 자본확충에 나서겠다고 하는 상황이다"라며 "지주 입장에선 어디부터 먼저 도와줄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