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금…대표는 상반기에만 5억원 이상 수령해 괴리감
1위 생보사임에도 사기 저하로 인력 이탈 현상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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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실적은 떨어지고, 성과금은 삼성 금융사 중에서도 하위권이다. 우수인력 채용도 여의찮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01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9% 급감했다. 증시 부진과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및 변액보증준비금 손실 때문이다. 상반기뿐만 아니라 하반기 실적 전망도 우울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연간 순이익을 1조783억원으로 추정하며 지난해 보다 26.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데 있다. 삼성생명의 생명보험 업계 영향력은 점점 감소해 한때 초회보험료 기준 40%의 점유율이었지만, 이제는 20%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금융지주들은 대형 생명보험사 인수 등을 통해서 덩치를 키우며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회사의 이런 상황은 고스란히 직원들에게도 전가된다. 특히 올해 받은 성과금에선 삼성화재에 뒤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
회사의 실적이 부진하고, 성과금도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 인력들의 이탈 현상도 나타난다. IFRS17 도입에 맞춰서 계리사 등 전문인력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떠나는 직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최근 계리사 등 전문 인력들의 이직이 잦고, 경력직 채용에 나섰으나 처우나 업무강도 등을 이유로 이전과 같이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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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상황이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경영진이 받는 연봉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이달 공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급여 3억9900만원, 상여 및 기타 근로소득으로 1억3900만원을 받아 총 5억38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전 사장의 연봉을 살펴보면 취임 첫해인 2020년 11억5000만원을, 작년에는 16억2100만원을 수령했다. 직원들이 성과금에 대한 불만이 커진 작년에도 상여금으로 전년도 보다 약 3억원가량 늘어난 8억2800만원을 수령했다. 반면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작년 5억9800만원의 상여금을 받았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삼성화재는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9% 늘어난 반면, 삼성생명은 17% 증가에 그쳤다. 성과금이란 항목이 다양한 요소가 작용을 하지만, 삼성화재 보다 처우가 낮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은 전 사장의 연봉에도 민감해하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이 삼성 금융사 중에서도 낮은 수준의 성과금을 받다 보니 경영진 성과금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라며 "경영진이 높은 임금을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단 회사의 미래와 직원들의 처우에 대한 불만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