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부담 범위 큰 자체사업 비중도 커
PF보증규모 많은 A급 업체도 위험
건설산업 전망 '비우호적'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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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자체사업 비중이 크고 대구·울산 등 위험지역의 물량이 많은 중견 건설사일수록 신용도 하향 압력이 커질 거란 분석이다.
한신평은 7일 웹캐스트를 통해 건설사별 분양위험 익스포저(위험노출)과 대응 능력을 점검했다. 신용등급이 낮고 자체사업이 많은 BBB급 건설사일수록 위험수준이 높다는 지적이다.
입지별로 주로 중견 이하의 BBB급 건설사의 위험도가 크게 나타났다. 이들 건설사는 위험지역(대구·울산·경북·전남) 및 미분양 물량 비중이 30% 이상 차지했다.
대표적으로 한신공영·IS동서·금호건설·대보건설이 거론됐다. 신세계건설은 신용등급이 A급이나, 대구·경북 지역 미분양 및 예정사업 물량의 영향으로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현대건설·DL이앤씨 등 AA~A급 건설사는 주의지역(대전·부산·경기 일부) 사업장 물량이 많아 중간 위험도를 기록했다. 이외에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호반건설 등 위험노출이 낮은 건설사는 주로 서울과 근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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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유형별로도 자체사업이 많은 BBB급 건설사가 높은 위험수준을 기록했다. 위험수준이 낮은 정비사업은 적고, 손실부담 범위가 큰 자체사업 비중이 많았다. 호반산업·한신공영·IS동서가 위험도가 높은 건설사로 꼽혔다.
AA급과 A급 건설사는 자체사업의 비중이 각각 0,8%와 9.9%, 정비사업은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BBB급 건설사는 자체사업 비중이 37.5%를 차지했다.
BBB급 건설사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정비사업 수주가 제한적이며, PF신용공여를 활용한 도급사업 수주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자체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시행이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재고자산 등 운전자금 수요가 크고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막대한 손실에 노출된다.
일부 A급 업체 중에서도 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태영건설·호반건설 등 PF보증 규모가 많은 경우 분양위험 노출도가 크게 나타났다. 분양경기 저하에 영향을 받는 예정사업장의 경우 PF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신평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경우 예정 PF 규모가 최근 확대됐으나, 대부분 서울지역 사업장으로 리스크가 제한적이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상대적 분양위험 익스포저가 크고, 경기 대응력이 낮은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커질 전망"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건설사업 조달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보유 유동성·담보제공 가능 자산 등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의 중요성이 확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 및 분양시장 약세가 지속될 경우 현재 '중립적'인 건설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변경할 예정"이라며 "위험부담 수준이 높은 사업 비중이 크거나, 향후 수주 경쟁 과정에서 고위험 사업유형이 늘어나는 건설사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