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오아시스는 유일한 ‘흑자’ 기업이 장점
거래액 등 적은 볼륨은 단점…1조 입증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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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신선식품 배송회사 오아시스가 예비심사 청구를 통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출사표를 던졌다. 시장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신선 수산물 배송회사 ‘오늘식탁’은 자금난으로 폐업 위기에 내몰렸고 비슷한 시기 상장을 준비해온 컬리나 쏘카 등 플랫폼 회사들도 우려 섞인 시선을 받기는 매한가지다.
‘플랫폼 위기’ 고조 속 오아시스는 흑자 기업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전망이다. 적자 회사들과는 달리 비용 관리에 특화된 점을 통해 잠재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어내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직전 투자가치인 ‘1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Valuation)을 정당화하는 것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아직까지 거래액이나 시장점유율 등은 동종 회사들과 비교해 작은 편이다.
오아시스는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위한 청구서를 제출했다. 당초 올해 상반기청구를 계획했었으나 다소 일정이 미뤄졌다. 이에 유사 회사로 꼽히는 컬리의 뒤를 이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간 미뤄왔던 상장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각종 분야 플랫폼 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데다 특히 재고관리에 비용이 많이 드는 신선식품 배송회사의 경우 더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선 수산물 배송 플랫폼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은 자금난에 결국 권고사직 및 사업 청산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미 거래소의 상장 승인을 받고 증권신고서 제출시기를 조율 중인 컬리 역시 지속적인 적자 상태가 우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 속 오아시스는 ‘비용관리’ 및 ‘흑자기업’이라는 점을 적극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울 전망이다. 실제 오아시스는 이전부터 내부 비용통제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2018년 첫 당기순이익을 낸 뒤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2020년 약 98억원, 지난해 말 약 4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현금성 자산도 넉넉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약 988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다. 2020년 대비 약 3.71배 늘어난 것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가 적자를 내는 플랫폼 회사 상장 사례에 민감하다보니 보수적으로 들여다보는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일각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는) 오아시스 상장 일정을 좀 앞당겼으면 하는 뉘앙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철저한 비용통제 분위기 속에 잠재적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증명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무리한 확장보다는 재고관리 및 내부통제에 신경쓰다보니 아직까지 거래액이나 시장점유율은 유사 회사와 비교해 다소 뒤처지는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오아시스 추정 거래액은 약 4000억원으로 매출은 3569억원 수준이다. 쓱닷컴이나 컬리의 작년 말 기준 거래액이 각각 5조6000억원, 2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차이가 크다. 매출규모 역시 조단위 수준인 쓱닷컴이나 컬리와 비교해 아직 작다.
문제는 기업가치 산정 방식이다. 통상 적자 기업이 대부분인 플랫폼 회사의 경우 거래액(GMV)기반이나 PSR(주가매출비율) 등을 사용한다. 이에 비해 오아시스는 흑자를 내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플랫폼 회사와는 다른 형식의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활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PER(주가순이익비율) 등 전통적 방식을 활용할 경우 아직까지 실적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인 탓에 1조원을 웃도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오아시스는 작년 10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각각 50억원을 투자 받으며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다. 이후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약 330억원 규모로 투자를 유치, 최종적으로 1조1000억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