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수주 순항에 기업가치 급등…30%에 1조이상 전망
BofA 매각 주관 거론…내년 작업 본격화 예상
3호ㆍ4호 블라인드서 투자…미샤ㆍ한샘 고민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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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에어퍼스트(전 린데코리아) 지분 30% 매각을 추진한다. 산업가스 공급 수주 증가에 따라 기업가치가 늘고 있어 매각가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MM PE는 최근 일부 포트폴리오의 부진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에어퍼스트 지분 매각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M&A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에어퍼스트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매각 절차를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방향은 정해진 상황이다. 매각 지분율은 30% 수준이며, 매각주관사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거론되고 있다.
IMM PE는 2019년 초 린데코리아 지분 100%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해 에어퍼스트를 출범시켰다. 글로벌 산업용 가스기업인 린데(Linde plc)와 프렉스에어(Praxair)가 합병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린데코리아 매각을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BofA가인수 자문을 맡았다.
에어퍼스트 기업가치는 IMM PE 인수 후 3년여 만에 몇 배로 늘어났다. 인수 첫해(4~12월) 1797억원, 344억원이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4006억원과 703억원이 됐다. 에어퍼스트는 핵심 고객인 삼성전자로부터 최근 가동된 평택 3공장(P3) 산업용 가스 공급 물량의 절반을 수주했다. IMM PE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 1조1500억원 규모 자본재구조화(리캡)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4공장(P4) 기초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5공장(P5)과 6공장(P6)까지도 건립할 예정이다. 공장이 커지면 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에어퍼스트의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스 공급을 늘리려면 설비를 지을 땅이 있어야 한다. 에어퍼스트는 평택 공장 인근에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에어프로덕츠, 린데 등 경쟁자보다 수주에 유리할 것이란 시선이 있다.
IMM PE가 에어퍼스트를 인수할 당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수주가 원활히 진행된다면 3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시장에선 에어퍼스트 기업가치 4조원 이상, 지분 30% 매각가 1조원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IMM PE는 내년 이후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금융시장 불안과 시장금리 급등으로 잠재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퍼스트 소수지분은 자금력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우선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맥쿼리는 지난 린데코리아 인수 때 막판까지 IMM PE와 경합했다. 올해 SK머리티얼스에어플러스 산업가스 설비 인수전에선 KKR과 브룩필드가 맞붙었다. 올해는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탈, TPG, CVC 등도 아시아 투자 목적 펀드 결성 작업에 분주했다.
소수지분 투자인 만큼 가격과 투자 조건을 두고 치열한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성장성이 밝고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수주를 늘릴 수 있느냐 하는 변수가 있다. 상장(IPO)으로 회수하기는 어려우니 IMM PE는 투자자에 후한 배당을 줘야 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IMM PE가 경영권을 매각할 때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나 공동으로 매각할 권리를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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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는 최근 일부 포트폴리오 기업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호 블라인드펀드로 투자한 에이블씨앤씨(미샤)는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고 최근 매각을 결정했다. 에이블씨앤씨 시가총액은 IMM PE의 투자금액보다 한참 낮게 형성돼 있다. 4호 펀드로 투자한 한샘은 올해 주가 급락으로 인수금융 대주단과 기관출자자(LP)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IMM PE는 5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 중인데 최근 부진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매번 IMM PE에 자금을 주던 LP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한 사례가 나왔다. 교보생명, 현대LNG해운 등 문제로 2호 블라인드펀드 청산이 늦어져 국민연금 수시출자 문을 두드리기도 애매히진 상황이다.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으로 조단위 이익을 거두면 이런 어려움이 일거에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퍼스트 투자엔 3호와 4호 펀드 자금을 활용했다. 최근 주요 LP들은 자금 경색에 시달리고 있는데 IMM PE가 투자금 일부를 미리 돌려주면 숨통이 트이게 된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일부 자금이라도 회수해달라는 LP들의 요청이 있었고 에어퍼스트 기업가치도 좋으니 IMM PE도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