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임팩트 등도 보유 현금으로 대응 예상
투자 확대 기조 속 외부 차입 나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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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하는 한화그룹의 주체는 법인 수로만 보면 총 6곳이다. 방산대표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앞단에서 가장 큰 부담을 지게 되고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받쳐준다. 한화에너지 자회사도 3곳이 참여하게 된다. 각 사들의 지분 인수 규모와 재무 상황이 다 다른데 계열사별 인수 부담은 어느 정도 될까.
이번 딜(Deal)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인수(지분율 49.3%)가 이뤄질 예정이고, 총 2조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지분율 24.7%), 한화시스템 5000억원(지분율 12.3%),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지분율 9.9%), 한화에너지 자회사 1000억원(지분율 2.4%)의 자금이 투입돼 공동인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NICE신용평가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련해 참여하는 회사별 영향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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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큰 부담을 져야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외부 차입조달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 1조원 중 대부분을 폴란드 K9 수출 등 최근 크게 늘고 있는 방산부문의 수주 관련 선수금 등 영업상 유입 자금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봤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재무부담은 추정 대비 작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NICE신용평가의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결대상에 포함돼 있는 한화시스템은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5000억원의 자금 소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연결기준으로 잡히게 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당장의 재무부담 보다는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실적 정상화가 더 중요해졌다.
한화에너지의 종속자회사인 한화임팩트와 에스아이티, 일본(Hanwha Energy Corporation Japan, 이하 HECJ) 및 싱가폴(HanwhaEnergy Corporation Singapore Pte.Ltd., 이하 HECSG) 법인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12.4%를 인수할 예정이며, 총 지분 취득금액은 5000억원이다
한화임팩트는 자회사인 한화임팩트파트너스를 통해 4000억원어치의 지분을 인수, 공동투자자로 참여한다. 한화임팩트의 현금성자산은 8551억원이고 이번 투자를 위해 기존 투자자산 일부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ICE신용평가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한화임팩트 100% 종속회사인만큼 사실상 한몸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 사업 개편 일환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한화파워시스템을 21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그룹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차입 부담 등 재무안정성 변화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에스아이티, HECJ, HECSG는 각각 300억원, 400억원, 3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에스아이티, HECJ의 경우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하고 있고 HECSG는 연내 보유하고 있는 태양광 프로젝트 일부의 매각을 통해 현금흐름이 유입될 계획이다. 이들의 최근 3년 평균 EBIT는 187억원, 216억원, 192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개별 법인의 자체 유동성을 통해 지분 인수에 대응할 계획이다.
자회사들의 인수 부담이 크진 않지만 한화에너지 자체로는 중단기적으로 해외태양광 사업 및 한화임팩트 인수대금 지급, 통영LNG발전 사업 투자 등 과중한 투자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이번 대우조선 지분 인수 참여로 가용 현금흐름이 줄어들게 되면 향후 투자 계획 대응을 위해 외부 자금조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