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주관 순위에 못든 NH, 유증 덕에 전체 주관은 3위
‘불변의 1위’ KB證…LGES 공동주관 MS와 상위권 유지
3분기 ECM 규모 2조원, 2·3분기 합해도 1분기만도 못해
IPO도 유증도 쉬어가는 분기…"IPO는 스팩만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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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주식자본시장(ECM) 순위변동은 크지 않았다. 급격한 침체된 증시상황에 기관투자자의 외면을 받아 수요예측에 실패하는 등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를 철회해서다. IPO에 나서도 몸값을 대폭 할인해 상장하는 등 발행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1분기 LG에너지솔루션(LGES)를 공동으로 주관한 KB증권과 모건스탠리는 각각 ECM 전체 주관 1,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전통 IPO 강자인 NH투자증권은 주관을 맡은 발행사 중 올해 들어서만 8곳이 중간에 공모를 철회하면서 IPO 주관 순위에서 자취를 감췄다.
29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상반기에 이어 KB증권이 3분기 ECM 전체 주관 1위에 올랐다. KB증권은 총 21건, 발행금액 5조4456억원을 주관했다. 3분기 발행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KB증권은 3분기에도 하반기 IPO 대어로 꼽혔던 WCP 딜을 주관하며 2위인 모건스탠리와 격차를 벌렸다.
3분기 발행시장 규모가 2분기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ECM 순위변동은 거의 없었다.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7위), 골드만삭스(8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9위)는 1분기 LGES IPO 주관 이후 2, 3분기에 딜이 단 한건도 없었지만 2분기 순위와 같은 자리를 지켰다.
특히, IPO 전통 명가인 NH투자증권은 올해 단 한번도 IPO 주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IPO 주관 4위를 차지한 것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했던 기업 8곳이 상장을 철회한 여파다.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급기업의 IPO를 주관했으나 모두 상장의사를 접었고 올해 들어 상장을 철회한 기업의 약 40%가 NH투자증권이 주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이 3분기까지 IPO 주관을 한 곳은 코스닥 상장사 7곳으로 주관 규모는 2878억원에 불과했다.
상장을 강행한 대어급 IPO 종목들마저도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에 몸값을 대폭 낮춰 상장하기도 했다. 차량공유업체 쏘카는 부진한 기관 수요예측에 공모가 밴드 하단보다 30% 가까이 낮춰 상장했지만, 현재 공모가(2만8000원)의 반토막인 상황이다. 3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예상했던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WCP 마저도 공모가 하단보다 25% 낮춰 상장에 나섰다.
공모주시장이 크게 침체되자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이 각광받는 모습이다. 2000원이던 스팩 희망 공모가액이 1만원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기관 수요가 몰리며 이전까진 부과하지 못하던 청약수수료를 수취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이 400억, 960억원 규모 대형 스팩을 내놓은 데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800억 규모 대형 스팩 상장에 나서는 것 역시 이런 흐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에 나서도 투자가격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어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도 손실이 막혀있고 합병에 다른 수익은 열려있는 스팩에 관심을 더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부문 역시 한양증권(8위)와 삼성증권(9위)의 자리 바뀜만 있을 뿐, 상반기 순위와 큰 변화가 없었다. 3분기 유상증자 기업 대다수가 코스닥 상장사로, 발행금액이 가장 큰 딜도 900억원(HSD엔진)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교보증권이나 유진투자증권 등 순위권에 없었던 중소형 증권사가 주관하면서 순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주식연계증권(ELB) 주관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CJ CGV의 ELB 주관(4000억원)을 맡아 KB증권을 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