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크고
수익모델 없어서 투자유치로 연명하지만
이마저도 냉각기 접어들며 생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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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플랫폼 스타트업에 이어 핀테크 업체에도 혹한기가 다가오고 있다. IT와 금융을 결합하겠다는 비전 아래 우후죽순 생겨난 플랫폼 업체들의 자금난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비전만 있고 수익모델이 없는 곳들은 생존을 고민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전직원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서비스를 중단한 오늘의 회에 이어 명품 플랫폼 등에 자금난 관련 이슈들이 전해지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서 투자 유치를 통해 명맥을 유지했지만, 최근 시장의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던 업체들부터 자금경색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IT와의 결합을 통해 혁신을 외치던 핀테크로 옮겨가고 있다. 토스를 중심으로 뱅크샐러드 등 간편송금, 마이데이터 활용, 조각투자를 통해 기존의 금융업을 대체하겠다면서 출범한 핀테크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으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핀테크 시장의 가늠자가 될 수 있는 토스의 경우 투자유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IPO 직전 대규모 펀딩에 나섰던 토스는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시장에서 모집하려고 했으나 5000억원 정도 모집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기존 투자사들의 후속 투자 등을 통해서 마련한 자금이다. 애당초 펀딩 작업에 나섰을때만 하더라도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 등 쟁쟁한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나섰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제 결과는 이와 사뭇 달랐다.
이에 따라 토스는 상장 시점도 뒤로 미룬채 대출 등을 통해서 혹한기를 대비하고 있다. 핀테크 유니콘인 토스의 이러한 상황은 핀테크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플랫폼 업체와 마찬가지로 핀테크 발 인력 엑소더스가 일어 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핀테크 업체들이 IT 기반의 비지니스 모델을 지향하다 보니 인건비가 비싼 개발자를 중심으로 해서 인력을 충원해 왔다. 여기에다 금융출신 고임금 인력 등을 적극 채용하다 보니 비용 부담이 여느 업체보다 크다는 설명이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등 한달에 수십억의 비용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핀테크 업체들이 많다"라며 "조만간 이들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 등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로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의 신용평가 모델을 바꾸겠다" 또는 "금융데이터를 활용해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등 비전은 거창하지만 실제 돈을 내고 쓰는 핀테크 앱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부분의 핀테크 서비스는 무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런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다 보니 이젠 유저 숫자마저 감소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전통 금융상품으로의 쏠림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굳이 리스크를 감당하며 조각투자 등 핀테크 업체들이 내놓은 상품에 투자할 유인이 많지 않은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만 돈을 맡겨도 5% 수준의 이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핀테크 업체를 찾아갈 유인이 많지 않다"라며 "유동성이 줄어든 상황에 금리마저 오르면서 핀테크 업체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