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감안하면 카드론 금리 15% 넘을 듯
금융당국 대출금리 인하 깐깐한 요구에도
자금조달 비용 부담에 카드론 금리 상승 압박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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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당국이 '도끼눈'을 뜨고 금융사들의 대출금리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은행들에는 예대금리차 공시에 나서라고 주문하면서까지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하고는 있는 판이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이 일제히 카드론 금리를 인상했다. 조달금리가 올라서 어쩔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이에 따른 저신용자등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9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13.22%로, 전월 12.87% 대비 0.35%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상승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만이다.
금리 상승 속에서도 카드사들은 카드론 인상을 자제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맞물려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 주력했다. DSR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대출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카드사들도 카드론 금리를 인상하는 분위기다. 카드사들은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데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카드론 금리도 상승압박을 받는다. 지난해 9월만 해도 연 1% 후반대에 머물던 여전채 금리는 이달 AA+ 3년물이 5%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카드론 기준으로 우리카드가 14.7%로 가장높고, 현대카드가 12.14%로 가장 낮았다. 카드사라고 할지라도 회사마다 금리차가 2%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두차례나 남았다는 점이다. 미국이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경우 카드론 평균금리가 15%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 상당수가 저용신자인 서민들이 많다는 점에서 카드론 인상은 이들의 가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높이지 않은 탓에 카드론 금리는 은행의 대출금리보다 상대적으로 작게 오른 감이 있다. 하지만 금리 자체가 높은데다 이용하는 고객 중 취약차주가 많다는 점에서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러다 보니 금융당국이 더욱 면밀하게 카드론 금리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그간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 금리 잡기에 주력했다. 금융당국 수장뿐 아니라 대통령까지 나서서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은행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은행들은 이런 지적에 대출금리를 다소 낮추는 등 몸을 낮췄다. 그러는 사이 2금융권인 카드사 등의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 이용자들은 취약차주가 많다는 점에서 금리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라며 "이들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사회적 혼란 차원에서 은행의 이자장사보다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