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이상 고액연봉자도 전년도 대비 5배 늘어
안진·한영 대표이사 연봉은 10억원 수준으로 차이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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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4대 회계법인의 5억 이상 연봉을 받는 파트너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올해 눈에 띄는 점은 삼정회계법인의 약진이다. 고액 연봉자 수가 급격히 늘었고, 4대 회계법인 '연봉킹'도 배출했다.
지난달 말 삼일회계법인 작년 실적이 발표되면서 4대 회계법인 결산이 마무리됐다. 회계법인 재무제표의 최대 관심사는 실적도 실적이지만 5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파트너 명단이다.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고액 연봉 파트너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회계사를 준비하는 예비 회계사들도 파트너 연봉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봉킹'의 명예는 삼정의 김교태 회장이 안았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김교태 회장이 작년 보수는 약 26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2011년 삼정회계법인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회장은 삼정에서 근무 기간만 21년이 넘고 회계사 개업경력만도 39년이 넘는다.
그가 취임한 이후에 삼정은 삼일과 어깨를 겨룰 정도로 성장했다. 빅4(삼일-삼정-안진-한영)에서 빅2(삼일-삼정) 시대를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지난해 삼정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761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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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태 회장의 뒤는 삼일의 윤훈수 대표이사 CEO가 쫓고 있다. 윤 대표의 작년 보수는 약 22억원으로 업계에서 김 회장 다음으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공시된 자료에서 퇴직연금을 제외하고 근로소득으로 20억원을 넘긴 회계법인 파트너는 김교태 회장과 윤훈수 대표가 유일하다.
윤 대표는 2019년 삼일의 대표이사 CEO 자리에 올라 삼일을 이끌고 있다. 삼일에서 근무 기간은 33년이 넘는다. 외감법 개정 이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에는 매출 88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16.4% 신장했다.
빅4에선 나머지 안진과 한영의 회계법인 CEO 연봉은 이들 두 회사와는 다소간 격차가 있다. 연임에 성공한 안진의 홍종성 대표의 작년 보수는 약 13억원을 받았다. 2020년 한영회계법인 대표이사에 오른 박용근 대표의 근로소득은 10억원 수준이다. 삼일과 삼정에는 다수의 파트너가 10억원 이상의 근로소득을 작년에 수령했다는 점에서 같은 빅4 내에서도 파트너 간 연봉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작년 가장 많은 고액연봉자(5억원 이상)를 배출한 곳은 삼일이다. 삼일은 57명의 파트너가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그 뒤를 이어 삼정이 51명의 고액연봉자를 배출했다. 안진은 9명, 한영은 11명이다. 고액연봉 파트너 일부가 빠졌을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고액연봉자 숫자에서도 빅4에서도 삼일과 삼정, 안진과 한영으로 나뉘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고액연봉자 수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삼정의 고액연봉자 숫자가 2020년에 비해서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20년에는 11명에 불과했지만, 불과 1년 만에 고액연봉자 수가 5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그만큼 매출이 크게 늘었고, 특히 재무자문 부문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고액연봉자들도 다수가 배출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서 퇴직연금 정산 및 보너스 지급 체계를 바꾸면서 일시적으로 연봉이 늘어난 파트너 수도 다수 포함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2022년 회계연도에도 이런 추세로 고액연봉 파트너가 증가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가장 많은 고액연봉자를 배출한 삼일은 2020년 5억원이상 보수를 받은 파트너가 36명이었다. 20명이 넘는 파트너들이 새롭게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파트너의 이름을 올렸다. 삼정과 달리 퇴직연금 정산 및 보너스 체계 개편에 따른 연봉인상 요인이 딱히 없었던 터라 매출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50명 넘는 파트너들이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할 가능성이 높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파트너 연봉이 공개되면서 신입 회계사들은 파트너가 됐을 때의 연봉을 가늠해 볼 수 있게 됐다"라며 "파트너 연봉이 회계법인 선택에서도 중요한 잣대로 쓰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