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금리 6% 수준 임박…목표 발행액 모으기 위해 고금리 불사
마땅한 자금조달 대체재 없어…당분간 채권 발행 수요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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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의 유동성이 메마른 가운데 은행채 발행액은 오히려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들의 은행 대출이 증가하고 있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도 정상화되면서 자금 확보 필요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발행에 나서면서 발행 금리는 6% 수준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은행권은 발행액을 모으기 위해 금리를 높게 부르는 고육지책도 불사하는 분위기다.
은행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은행채 발행액은 25조8800억원으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한 규모로 매일 1조원 가량의 은행채가 발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강화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도 은행채 발행의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 비율을 뜻하는 LCR 규제 비준은 현재 85%에서 내년 7월 100%로 강화될 예정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현재 LCR 비율은 90%대로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LCR 비율이 하락하면서 자금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면서 발행 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9월 21일 발행된 우리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는 5.2% 수준이었는데 불과 일주일 뒤 발행을 결정한 신한은행의 금리는 5.7%로 50bp(bp=0.01%)나 뛰었다.
은행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 수준이 6% 목전인 것을 두고 발행액을 모으기 위해 고금리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가 관찰된다. 목표 발행액을 모집하기 위해 타 은행 대비 높은 금리에 수요조사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민평금리와 은행채 간 괴리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발행에 나서면서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민평금리와 발행금리가 벌어지고 있다"라며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시중은행들은 너도나도 월이자지급방식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극심한 가운데 리테일 수요를 잡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상환을 받기 위해 통상 5년은 기다려야하는 만큼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 대한 수요 확인도 길어지는 추세다. 모집 발행액을 채우기 위해 시장참여자들과 소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분간 은행들의 채권 발행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채 발행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 창구로 몰리고 있고 신종자본증권 등의 은행채, 예금을 제외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마땅한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채권 발행을 공시하지 않은 금융지주도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권을 제외하고는 자금 조달 대체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라며 "언제든 채권 발행에 나설 수 있도록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