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압박으로 NIM 상승 폭↓, 금리상승으로 PF 부실 우려↑
기관투자자, "3분기 실적발표보다 직후 Q&A에 관심"
자본시장 불확실성으로 투심 위축, 내년 경기 전망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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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이에 3분기 실적보다 IR(실적발표회)에서 제시될 향후 가이던스에 기관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70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7% 증가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의 사옥 매각 대금(세후 3300억원)을 제외하면 증가 폭은 약 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에 따라 이자이익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증시 부진,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이익 개선세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대마진이 꺾이면서 순이자마진(NIM) 개선 폭은 저조해지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3분기 NIM 상승 폭이 3bp(1bp=0.01%) 내외에 그치고 KB금융은 1bp 내외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자이익이 금융지주 실적의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성장 기대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NIM 개선 폭이 가장 낮은 KB금융은 3분기 실적이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조26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 낮은 수준이다. 통상 금융사들이 2, 3분기에 한 해 장사의 대부분을 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은 직전분기와 비교해도 3.4%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금융도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3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912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5% 감소한 수준이다. 자본비율 하락세를 방어하기 위해 일부 사업을 자제하고 있고 비은행 사업 성장률도 둔화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의 사옥 매각 대금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 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할 것을 추정된다.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대금을 제외한 신한금융의 예상 당기순이익은 1조229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9% 감소했다.
다만 하나금융은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회복되면서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 분기 대비 17.5%, 전년동기대비 4.4%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은행주는 금리 인상기의 수혜주로 여겨졌지만, 최근의 시중금리 급등은 오히려 은행 펀더멘탈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불어나면서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 NIM 개선 추세가 더욱 약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최근 원화 약세와 금리 급등으로 매크로 지표들이 비우호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 부진, 금리 급등으로 은행 비이자손익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3분기 실적발표 대신 직후 Q&A 때 어떤 이야기가 나올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리 상승으로 경기침체 및 자산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하반기 이후 경기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3분기 실적보다는 그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라며 "3분기 컨퍼런스콜 때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더 관심 가지는 분위기다. 은행들이 내년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도 "은행은 결국 경기민감주다. 계열사들 역시 유동성 장세로 수혜를 받는 업종이다 보니 자본시장이 어떻게 갈 것인지가 현안이 된 것 같다"라며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서 의견이 나뉘는 가운데 은행권 입장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4분기 충당금 추가 적립에 대한 이야기도 일찍이 거론되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충당금 적립으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