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작년 영입된 외부 인력들 중간 성적표 받을 전망
신세계, 컨설팅·마케팅 등 '쇼맨십' 인사들 재신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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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다가왔다. 올해는 두 곳 모두 전년보다 이른 인사발표를 내놓을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사 폭이 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는 외부인력들의 중간 성적표 및 계열사로 '유배'된 임원들의 거취, 신세계는 '쇼맨십' 인사들의 연임 및 영전 여부 등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롯데는 11월 말 예정됐던 인사를 한 달 앞당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신동빈 회장이 특별사면 및 복권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후 내놓을 첫 공식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작년 영입된 외부 인력들의 '중간 평가' 성격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롯데는 작년 오랜 순혈주의를 깨고 P&G 출신 김상현 유통군 부회장과 신세계 출신 정준호 백화점 대표, 놀부 출신 안세진 호텔롯데 대표 등을 영입했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외부 인재 영입을 위한 전담조직(스타·STAR)을 꾸릴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다.
현재로선 이들 외부 인력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있다. 롯데쇼핑은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6.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백화점 또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7.3% 늘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유통사 가운데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그 효과가 가시화된 국면"이란 설명이다.
이에 이번 인사에선 외부 인력들의 물갈이보다는, 이들과 기존 '롯데맨'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에서 롯데캐피탈로 옮겨간 추광식 대표 등 지주에서 계열사로 옮겨간 경영진들의 행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 관계자는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작년 롯데 인사는 개별 능력치보다도 '스스로 목표치 현실화를 통제할 수 있는' 인물에 일종의 가점을 준 격이라 봐야 한다. 대신 신동빈 회장 눈밖에 난 인물은 계열사들로 내려보냈는데, 이번엔 이들을 숙청하는 작업이 실현될 것인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동우 부회장을 비롯해 김교현·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고민해달라" 주문한 바 있다. 올해 계열사 중 가장 주가 하락 폭이 컸던 롯데하이마트의 황영근 대표, 작년 저조한 성적으로 증시에 입성한 롯데렌탈의 김현수 대표 등은 자리가 불편할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의 승진 여부도 관전거리다. 신 상무는 최근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해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고 현지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공식 석상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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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경우 최근 수년간 컨설팅과 마케팅 등 주목도 높은 인사들을 대거 기용해 외형을 확대해왔다. 신세계는 이르면 이번 주 인사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용진 부회장은 이들을 다시 신임할지 장고 중이다.
최대 관심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마트·SSG닷컴 수장 강희석 대표의 연임 여부다. 컨설팅펌 출신 강 대표는 2020년 이마트 사상 최초의 외부 인사 출신 대표로 선임된 후 현재까지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사업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정용진의 사람'으로 꼽힌다.
강희석 대표는 정 부회장이 주도했던 삐에로쇼핑과 부츠를 철수하는 대신 지마켓(전 이베이코리아)·SCK컴퍼니(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야구단 SSG랜더스(전 SK와이번스)·여성 쇼핑몰 W컨셉 인수 등 적극적인 M&A로 이름을 알렸다.
성적표가 화려하지는 않다. 이마트는 2분기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고, 대규모 투자로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인수 전까지 흑자를 냈던 지마켓은 182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고, SSG닷컴은 영업손실이 전년보다 3배 많은 405억원으로 불었다. 몸집은 키웠지만 내재화와 결실을 내다보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이 많아 향후 거취가 오리무중이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은 숫자로 말해야 하는데, 강희석 대표는 현재까진 사모펀드(PFF) 수장에 가까운 인상에 가깝고 M&A를 숫자로 입증시킨 사례도 없다"며 "내부 확신을 얻지 못한 강희석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세계푸드의 송현석 대표의 거취도 주목받을 듯하다. 송 대표는 영입 전 수년간 오비맥주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이전엔 맥도날드와 피자헛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송현석 대표는 아직 임기가 2024년 3월로 1년 이상 남았는데, 시장에선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인물 중 하나다. 노브랜드 버거 가맹사업 확장, 정 부회장의 닮은꼴 캐릭터 '제이릴라' IP(지적재산권) 사업 다각화 등으로 정 부회장의 떠오르는 복심으로도 언급된다. 마케팅 전문가답게 최근 여러 논란의 스타벅스에 구원투수로 나설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치적들이 대외 마케팅에 치우쳐 있어 안팎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각도 있다.
발암물질 검출 등 각종 악재에 부딪힌 스타벅스는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계열사다. 송호섭 SCK컴퍼니 대표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 '국감단골'이란 불명예도 안았다. 송호섭 대표의 임기는 아직 2년 이상 남아 있지만 현재로선 거취가 불투명하다. 신세계는 이외에도 신세계프라퍼티 임영록, 조선호텔앤리조트 한채양, 이마트24 김장욱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