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조달 비용으로 성장 둔화…KB·하나, 전년 比 이익 ↓
연말 금리 인상 예고에 4분기도 우울…'얼마나 덜 잃느냐'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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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급등하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실적이 본격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5곳 중 2곳은 전년도 이익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고 3곳은 감소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4분기 화두는 '얼마나 덜 잃었느냐'가 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 등 5개 카드사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5개 카드사의 3분기 순이익 합은 51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했다. 민간 소비가 늘어났음에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조달 금리 상승으로 실적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삼성카드는 지난해 수준의 순이익을 유지했으나 KB국민·하나·우리카드는 전년동기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0.02% 늘어난 175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0.8% 증가한 1405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카드사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KB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1% 줄어든 10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469억원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7.4%나 줄어 5개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우리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45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이익이 16.7% 감소했다
카드업계에선 하반기 실적 주요 키워드로 '조달 비용'을 꼽는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급증한 가운데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이를 상쇄했는지 여부가 실적 희비를 나누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할부금융·리스 등 비카드 부문 사업이 성장하면서 조달 비용 급증에도 불구 실적이 전년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여파로 채권시장 자금 경색이 심화하면서 여전채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 연 2%대였던 여전채 금리는 5%대 중후반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조달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4분기는 높아진 조달 비용으로 실적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규모도 만만치 않아 상당 기간 이자 비용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신규 기준 조달금리가 5%를 상회함에 따라 삼성카드의 향후 3년간 평균 조달비용률이 15bp(bp=0.01%)씩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에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사 실적은 '얼마나 덜 잃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3분기부터 시작되고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성장이 여의찮은 상황이다"라며 "비카드부문은 물론, 사옥 매각 등의 일회성 요인과 해외실적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