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기준으로 4대 금융지주에서 5대 금융지주로
국감에선 내부통제 질타 받아
관료 출신 차기 회장 가능성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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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임을 위해선 '가시밭길'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은 경쟁사에 밀리고 잇따른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농협금융지주는 내부출신 인사의 연임이냐 또다시 관(官) 출신에게 맡기느냐 갈림길에 섰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손병환 회장은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손 회장은 지난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NH농협은행 지점장과 스마트금융부 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 실장,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을 거쳐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 부문장, NH농협은행장을 거친 '농협맨'이다.
손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농협금융지주에서 역대 회장 중에서 내부 출신 인사는 초대 신충식 회장과 손 회장 단 둘뿐이다. 나머지 회장들은 경제관료들이 차지했었다.
실적만 놓고 보면 금융지주들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도 취임 첫해(2021년) 2919억 원을 기록하며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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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사상 최대 실적이 빛을 바랜다는 점이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농협금융지주는 순이익 기준 4대 금융지주에 해당했다. 2020년까진 순이익에서 우리금융을 4000억원가량 앞섰다. 하지만 작년 순이익이 뒤처진 이후로 올해 상반기에도 우리금융에 순이익 규모에서 밀렸다. 4대 금융지주에서 밀려 5대 금융지주가 고착화 될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다 잇따른 내부통제 사건들이 터졌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제출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5대 시중은행 임직원의 윤리강령 위반 혐의는 전체 143건 중 농협은행이 41.9%를 차지했다. 사고 금액도 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58.6%에 해당한다.
이런 지적에 손 회장은 "지주차원에서 심각한 상황을 인식하고 작년 9월 이후에 금융계열사의 사고협의회를 구성해서 사고 빈발 사례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사고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계열사들의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두 회사의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 공개를 놓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상 최대 실적만 놓고 연임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또다시 관 출신이 등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서도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통상 관 출신이 오는 자리로 인지되고 있고, 손 회장이 내부 출신 인사로서 차별화된 성과를 보였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입김이 강하고 통상 관 출신 인사들이 오던 자리다 보니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