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실거래가 하락 이어져…향후 고분양가 논란도 우려
새마을금고, 선순위 대출과 함께 PFV 주주로서도 참여
참여회사는 중앙회 류혁 신용공제 대표 전 직장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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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었던 대전 둔산동 홈플러스 부지 오피스텔 개발 사업에 결국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총 270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단행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이 급격히 위축, 자금이 거의 씨가 마른 상황에서 이뤄진 대규모 대출이다.
해당 사업장은 수도권이 아님에도 불구, 인근보다 월등히 높은 평당 4000만원 이상의 분양가가 책정되어 미분양 우려도 나오고 있다. PF에 참여한 회사가 새마을금고 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의 전 직장인 점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최근 총 사업비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전광역시 중심부에 오피스텔 건립 사업에 총 270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확정했다. 이는 르피에드둔산PFV(프로젝트 금융회사; Project Financing Vehicle)가 시행을 맡은 옛 홈플러스 둔산점 개발 사업으로, 지상 47층 규모의 5개동으로 구성된 832세대의 주거형 오피스텔을 건립이 계획돼 있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 2020년 9월 홈플러스의 경영권을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부지를 3800억원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8월 건축허가가 난 이후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지상철거가 완료한 상태다.
르피에드PFV는 해당 사업을 위해 총 5200억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선순위(Tranch A)와 중순위(Tranch B) 투자자를 나눠 모집한다. 전체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투자금으로 충당하고 추후 분양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투자금(대출금)을 상환하고, PFV의 주주들이 나머지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절반을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출자하는 셈이다. 나머지는 삼성증권(500억원), NH투자증권(300억원), 신한투자증권(300억원), 미래에셋증권(100억원), 신한캐피탈(100억원)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100~300억원가량을 출자할 계획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사실 PF 경색의 위기가 가시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대규모 출자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분양에 성공한다면 연 7% 이상의 선순위 대출 수익금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사업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도 있다.
대전광역시의 분양 시장은 상당히 어려운 상태다. 르피에드둔산의 일반 분양은 오는 12월로 계획돼 있다. 착공은 내년 5월, 준공은 2027년 12월로 계획돼 있다. 입주는 2028년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대주단의 만기도 2028년으로 설정돼 있다.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현재 분양가 기준으로 오피스텔의 분양률이 70%를 넘어야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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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대전광역시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대전시 내 미분양 가구수는 1430호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평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시화하면서 미분양 가구수가 급증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전시의 전달 대비 미분양 가구의 증가폭은 약 114%로, 전국 평균 증가율(약 27%)을 크게 웃돌았다. 대전시의 미분양 주택 증가는 전라북도(약 296%)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르피에드둔산은 하이엔드급 초고가 오피스텔로 평가 받는다. PFV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선 주력 세대인 공급면적 52.6평(약 173㎡), 전용면적 36.3평(약 119.8㎡)의 분양가를 약 15억8000만원으로 계획하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준으로 한 전용면적 평단가는 약 4360만원이다. 대전시의 주택 평균 분양가는 지난 7월 기준 미터제곱(㎡)당 417만원, 평당 약 1376만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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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업장의 위치는 대전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교육시설이 밀집한 곳으로 인근 주택의 시세도 상당히 높은편이다. 크로바, 영진햇님, 둥지, 목련, 한마루 등 사업장 주변 유사 면적 아파트들의 전용기준 평단가는 1600만~4000만원선에 형성돼 있는데 르피에드둔산의 평단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최근 실거래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전용 기준 평단가도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미분양 가구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하이엔드급 오피스텔이라 하더라도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최근 행정안전부와의 정책협의를 통해 시장 상황에 맞춰 부동산 개발 대출의 심사를 강화하고, 비중을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부동산 개발 공동대출과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단하기로한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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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이 같이 PF사업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번 사업에 대해 대규모 대출에 나선 점도 주목 받고 있다. 이번 PF사업 과정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선순위대출뿐 아니라 사실상의 PFV의 주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PFV의 주주는 부동산 디벨로퍼 미래인이 설립한 ▲미래개발3(60%) ▲아이스텀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1호(우선주, 30%) ▲조디벨로프먼트(10%) ▲무궁화신탁(우선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의결권 지분 30%를 보유한 '아이스텀부동산투자신탁 5-1호'의 실제 수익권자는 '아이스텀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5호(이하 아이스텀 5호)'이다. 1000억원 규모로 결성된 '아이스텀 5호'는 새마을금고가 900억원을, 나머지는 신한캐피탈(70억원), 신한투자증권(30억원)이 출자했다. 아이스텀 5호는 이번 사업에서 PFV에 340억원을 주주대여금으로 출자한다.
아이스텀 5호를 운용하는 집합투자업자는 아이스텀자산운용이다. 현재 새마을금고증앙회 신용공제 대표인 류혁 대표이사가 새마을금고로 이적하기 전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곳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선 새마을금고가 아이스텀파트너스(토닉PE)에 프로젝트펀드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류혁 대표가 자금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