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투자자산 투명성 낮아 일회성 손실 예측 어려워"
증시·부동산 시장 부진 지속되는 만큼 부진 지속될 것이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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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CJ CGV 전환사채 주관 과정에서 대규모 미매각 물량을 떠안은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이 투자자산을 다수 보유한 만큼 일회성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498억원, 10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62.3%, 59.2% 줄어들었다. 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인 1634억원을 대폭 하회한 부진한 실적으로 기록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선전했으나 IB 관련 미매각 전환사채 평가손실이 컸다는 분석이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선방했다. 국내 거래대금 감소에도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이 오히려 증가하면서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3년 연속 증가세로 당 분기 비중은 36.5%로 최대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자산관리 수수료수익도 ELS 조기상환 및 신탁 상품판매가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관련 미매각 전환사채의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지난 7월 CJ CGV가 대규모로 발행한 영구 전환사채(CB)가 미매각되자,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이 2300억원의 실권주를 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한 영향이다. 증시 침체로 관련 평가손실이 527억원 발생하면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IB 및 기타 수수료 수익도 인수주선·채무보증 수수료 감소로 인해 전분기대비 급감했다.
증시 부진으로 유상증자, 공모채 수요가 대폭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이 미매각을 떠안는 경우가 대폭 늘었는데 실적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KB증권은 엔지켐생명과학 유상증자 주관업무를 수행하면서 미 청약 물량을 인수해 대규모 손실을 보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4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물류센터 편입을 철회하면서 해당 자산을 일부 떠안은 상태다.
업계는 미래에셋이 투자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산이 워낙 많아 대규모 평가손익이 수시로 발생하는데, 증시 침체 상황에선 평가손실이 잇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이 출자하는 타법인 지분가치는 하락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 반기보고서 타법인출자현황에 따르면 보유 지분의 장부가액은 전년도 대비 1532억원 줄었다. 특히 네이버 지분의 경우 지난 2021년 말 장부가액이 1조656억원으로 기록됐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6757억원으로 재평가되면서 3892억원 감소했다. 최근 네이버 주가는 한때 15만원까지 떨어지며 미래에셋 투자금 손실 구간(매입단가 17만7600원)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이 보유한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된다. 국내 부동산 뿐만 아니라 해외 익스포저가 높아 추가적인 리스크 대응 여력이 요구된다는 게 증권가의 의견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나서는 정기검사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사업과 해외·부동산 투자 건전성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는 미래에셋의 경상적인 이익 수준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유안타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산이 워낙 많아 대규모 평가손익이 수시로 발생하다 보니 경상적인 이익 수준을 파악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라며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서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분기의 부진을 일회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