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스폰서리츠 투자자 관심 높은 편…그룹사 간 자존심 싸움도
공모 과정 전반 책임지는 건 주관사…각 사 역량 시험대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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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한화리츠가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리츠 주가가 여전히 저조한 가운데 흥행을 책임져야 하는 주관사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리츠는 최근 서울 노원구 한화생명빌딩, 여의도 한화손보빌딩 등 자산 편입을 하는 등 상장 준비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 24일엔 리테일 기반을 보강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당초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이 단독 주관사였지만 리츠 상장 업무 경험이 없다는 점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리츠는 내년 1분기를 상장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 보험 계열사 자산을 기초로 하는 삼성에프앤리츠도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3월을 목표로 일찍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최근 삼성생명, 삼성화재, MG새마을금고, 교보생명 등으로부터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로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타워와 서울 중구 에스원 빌딩 등이 기초 자산이다.
관련업계에선 증시 부진을 뚫고 내년 초 동시 상장을 시도하는 두 리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기업이 최대 주주인 스폰서리츠가 어려운 업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을 모을지 주목되고 있어서다. 대기업이 최대 지분을 보유하는 스폰서 리츠는 자금조달이 안정적이고 우량 자산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두 그룹사 간 자존심 싸움이 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그룹사에서 리츠를 선보이는 만큼 편입 자산, 배당수익률, 기관투자자들의 투심, 흥행 여부 등 리츠 면면이 비교되는 분위기다.
다만 리츠 주가가 여전히 저조한 가운데 흥행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금리 인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새어 나오면서 리츠 주가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대체로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일각에선 주관사단이 실권주를 인수해야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내년 1분기 두 리츠의 흥행을 이끌 주관사단의 역량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와 투자자 타깃팅(Inverstor Targeting), 세일즈(Sales) 등 공모 전반을 담당하는 주관사단의 역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삼성리츠는 공통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는데 공모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의도로 이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리테일 흥행을 위한 내부 마케팅, 증권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금감원과 소통, 투자자 대상 IR 등 공모 전반 과정을 책임지는 게 주관사의 역할이기 때문에 흥행 여부도 주관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번 삼성·한화리츠 공모 과정에서 주관사의 역량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리츠가 인수단 구성을 시작하면서 추가로 증권사들이 공모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증시 침체로 증권사가 리츠 주관사 수임을 꺼렸던 만큼 대형 증권사들이 인수단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