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금리 상승 속 수익 내기 어려운 환경
캐피탈사, 충당금 부담도 커지면서 실적 부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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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리 상승 기조속에 캐피탈사들 '최고금리 20% 규제'에 대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제한되면서 캐피탈사들의 영업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분기 캐피탈사들은 지난해 대비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KB캐피탈은 전 분기 대비 14.5% 감소한 547억원, 신한캐피탈은 17.1% 감소한 788억원, 우리금융캐피탈은 45% 준 46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캐피탈사들의 부진한 실적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들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리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캐피탈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통해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채권발행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 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채권시장에서 이들 캐피탈사들이 조달하는 금리가 신용이 우수한 회사가 6% 수준이고, 신용도가 안 좋은 회사는 7%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로선 수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두자릿수의 금리로 대출을 해줘야 하는 형편이다.
캐피탈사들을 찾는 고객들의 신용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저신용자의 경우 조달금리와 리스크를 생각하면 금리 수준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 위주로 하고 있지만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이에 따른 충당금을 감안할 경우 "대출금리가 정부 가이드라인인 20% 수준을 넘어설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정부는 저신용자에 대한 과도한 금리를 요구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하면서 법정최고금리를 20% 이상으론 책정하지 못하게 막아놨다. 캐피탈사들 입장에선 대출을 해주면 손해인 상황에서 영업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아예 하반기에는 '장사'를 안하는게 낫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기에다 충당금 부담도 거세지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통상적으로 충당금을 쌓지 않고 영업하는 관행이 있다. 금융지주 계열은 금융지주 차원에서 관리를 하지만 독립계 캐피탈사들은 충당금을 쌓을 수 있는 시스템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그간 충당금을 쌓지 않은 영업 행태가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당국에서도 캐피탈사들에 충당금을 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업도 안되는 상황에서 충당금마저 쌓아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4분기 이후부터는 캐피탈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중소형 독립계 캐피탈사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단 캐피탈사뿐 아니라 카드사에도 다중 채무자에 대한 연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철저한 모니텅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충당금을 추가로 쌓은데다 영업마저 원활하지 않으면서 내년 캐피탈사들 실적이 크게 악화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