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체제 본격 신호탄
내년 3월 사외이사 임기 대거 만료 속
새로운 이사회 구성, 함 회장 체제 바로미터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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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이 주요 계열사 CEO들을 전격 교체하면서 본격적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체제의 신호탄을 알렸다. 이번 인사는 함 회장의 사실상 첫 인사란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결과를 놓고 보면 함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하나금융지주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하나은행, 증권, 카드 등 주요 3개 계열사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은행장에는 외환은행 출신인 이승열 현 하나생명보험 사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증권에는 강성목 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하나카드에는 하나은행 영업그룹 총괄 부행장을 추천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후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외환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하나은행 비상임이사, 하나금융지주 그룹인사총괄 등을 맡았다.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불리운다.
강성목 하나증권 사장 후보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 영업지원그룹장, 경영지원그룹장, 중앙영업그룹장, 하나 UBS자산운용 리테일 부문 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맡고 있다.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은 하나은행 영남영업그룹, 중앙영업그룹에서 일했고, 현재 영업그룹 총괄 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번 인사는 함 회장이 취임 후 첫 인사란 점에서 관심이 증폭됐다. 올해 3월에 취임한 함 회장은 지난 10년간 김정태 회장 체제를 벗어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취임 첫해 변화냐 안정이냐를 놓고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이번 인사를 통해서 드러난 메세지는 함영주 시대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인사라는 평이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함 회장이 신뢰하는 인물들이 대거 중용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인사를 통해 함 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태 체제에서 함영주 체제로의 본격적인 이동이란 시각이 많다. 연말 인사를 통해서 함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정태 회장 시절 선임한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에 포진하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탓이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거 물갈이하면서 함영주 체제의 첫 포문을 열었다.
알려진 바로는 이번에 주요 계열사 CEO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 대부분이 그간 함 회장과 같이 근무한 이력 등 개인적인 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남은 관전평은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여부다.
하나금융은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권숙교, 박동문 사외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이들은 전임인 김정태 회장시절부터 사외이사를 줄곧 맡아왔던 인물들이이다. 이들의 교체여부 및 함 회장과 뜻을 같이 하는 사외이사가 내년에 얼마나 이사회에 포진하는지가 함 회장 체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회장의 궁극적인 조직 장악력은 이사회를 통해서 발휘된다는 점에서 계열사 CEO 인사보다 중요한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이 관계자는 "새롭게 CEO에 선임된 인사들이 함 회장과 같이 손발을 맞춰 본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다"라며 "함 회장 체제의 남은 관건은 앞으로 이사회 구성이 어떻게 이뤄지는에 달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