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거래 가능한 몇 안되는 곳으로 한국 선택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한국 부문 담당 인력들 승진 인사가 나는 등 격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이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칼라일은 함석진 전무를 부대표로 승진시켰다. 기존에는 아시아 바이아웃을 담당하는 존킴 대표가 한국팀을 담당하는 MD였다. 함 부대표 승진으로 칼라일은 한국에 베이스를 둔 MD를 추가로 배출하게 됐다. 그만큼 한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함 부대표는 서울대학교와 시카고 MBA를 졸업하고, 맥킨지 앤드 컴퍼니 홍콩에서 컨설턴트를 거쳐 SC PE로 합류해 바이아웃 딜을 수행했다. 이후 칼라일로 이직해 투썸플레이스 인수 및 KB금융 교환사채(EB) 투자 등을 단행했다.
올해 한국계 이규성 전 칼라일 대표가 물러나며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었지만 최근에도 메디트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한국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TPG의 윤신원 전무도 최근 부대표로 승진했다. 작년 MD로 승진한 윤 부대표는 이상훈 대표와 함께 TPG 한국을 이끌고 있다. 윤 부대표는 골드만삭스 홍콩에서 테크, 미디어,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로 투자업계 발을 들여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PE 경험을 쌓았다. 이상훈 대표와 함께 TPG로 넘어와 카카오모빌리티 설립 및 투자, 헬스밸런스 인수, 카카오뱅크 투자 등을 이끌었다.
윤신원 부대표는 이승준 전 TPG 전무와 한국 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를 전담해왔는데, 최근 이 전 전무가 골드만삭스 PE 부문 한국대표로 이적하며 2인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글로벌 PE는 승진인사 뿐 아니라 한국에 진출하는 곳도 늘고 있다. 블랙스톤이 한국시장에 재진출한 데 이어 발렌베리가의 사모펀드인 EQT 등이 한국에 진출했다. 비단 이들뿐 아니라 미국의 아폴로PE도 한국진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이처럼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아시아에서 대형 M&A가 가능한 몇 안되는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국중심으로 문을 걸어잠그면서 아시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도가 올라갔다. 일본과 그 외의 아시아 국가를 나누는 글로벌 PE들 입장에선 수조원 규모의 M&A가 가능한 시장은 한국 정도가 유일하다. 인도 시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불안감도 크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PE들에서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일련의 승진인사는 한국 시장의 중요도를 반영한 결과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