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정작 전년도 수준 주당배당금 유지 힘들어
"배당성향 확대 의미없다"…주당배당금 늘어날지 이목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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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50%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삼성생명의 올해 주당배당금(DPS)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이 급락하면서 주당배당금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부담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3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8% 감소했다. 삼성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하면 전년동기 대비 17.5% 감소한 수치다. 증시 부진으로 변액보증준비금 손실이 확대되며 이익 수준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인상, 주식 침체 등 올해 생명보험업계 업황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올해 삼성생명의 주당배당금 수준이 예년 수준을 유지할지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주당배당금이 작년(3000원) 수준으로 결정된다면 배당성향이 46.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배당성향이 36.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0% 가까이 오르게 되는 셈이다.
한 번 올라간 기업 배당성향은 쉽게 내리기 어렵다. 향후 재무 부담이 크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올리는 게 보통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삼성생명이 배당성향을 한번에 5%포인트 이상 인상하긴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당배당금이 작년보다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생명이 그간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공언한 바에 비해 배당성향 및 배당금이 이에 미치치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진 바 있다. 삼성생명은 올 초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배당성향이 전년도 대비 1.2%포인트 인상에 그쳤다. 삼성생명이 중장기적(2023년까지)으로 배당성향을 5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면서 배당성향이 40%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왔으나 어긋났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생명 측은 부동산 매각 자금 등을 통해 2019~2020년 수준으로 이익이 유지될 것이며 배당성향도 높이려고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측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리츠 사업을 확대하면서 부동산 매각이익 4400억원, 주식 매각이익 1500억원 정도가 발생한다"라며 "보험 손익도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어 지난 2019년과 2020년 수준의 손익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 증권가에선 생명보험업계 업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4분기 실적도 '열어보기 전까진 모른다'라는 분위기다.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으로 생명보험의 저축성 보험 해지가 늘어나고 있어 4분기에도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증권가에선 삼성생명의 배당성향보다는 실질적 주당배당금이 늘어날지 주시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부동사 매각 대금 등을 통해 배당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실적이 워낙 안좋았기 때문에 주당배당금이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