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사는 '배당'으로…주가 급등세
다만 2022년 DPS는 당장 오르지 않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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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향후 배당정책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 충당금 적립·희망퇴직 등의 일회성 비용으로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다만,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2022년 주당 배당금(DPS)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바젤3 완전 도입으로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도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4분기 실적은 하나금융을 제외하고 대체로 예상에 부합하거나 밑돌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2조8644억원으로 컨센서스를 4.8%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퇴직 등 비경상적 비용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4분기 지배순이익이 7747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14%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NIM은 1.79%로 전 분기 대비 3bp(bp=0.0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여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 대비 대기업대출 증가가 적어 기업대출 성장률이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은행, 증권, 생명을 포함한 그룹 희망퇴직 비용은 지난해 같은 동기 기록한 262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신한금융은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을 전액 배상하기로 결정하면서 14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643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16%가량 밑돌 것으로 보인다. 그룹 분기 대손율은 전 분기 대비 22bp 상승할 것으로 추정돼 충당금 적립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의 4분기 지배순이익은 4884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다. 은행과 카드에서 도합 1900억원의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나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환산이익도 11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그룹 분기대손율은 0.42%로 전 분기 대비 28bp 상승할 것으로 추정돼 2022년 2분기 수준의 보수적 충당금 적립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나금융 4분기 지배순이익은 9579억원으로 유일하게 시장 전망치를 12%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외화환산이익이 1670억원 발생한 영향이다. 은행 NIM은 1.75%로 전 분기 대비 13bp 상승하며 큰 폭의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4분기 중 대기업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유동성 사태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취급됐단 설명이다.
전반적으로 은행 실적이 서프라이즈를 낼 것이란 기대감은 낮은 가운데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상승세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배당락에도 불구 오히려 주가가 급반등하며 3개월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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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상승의 신호탄은 신한금융이 쐈다. 지난 2일 진행된 경영포럼에서 자본비율 12% 초과분에 대해 전액 주주환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신한금융이 밝힌 주주환원책이 현실화할 경우 통상 25% 수준이던 배당성향이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기대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국내 금융지주에 풍기는 JP Morgan의 향기'라는 보고서를 내고 "메리츠금융그룹 용단과 더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비율과 자산건전성이 담보된다면 국내 금융지주도 그에 준하는 배당성향을 가져가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KB금융, 하나금융 역시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신한지주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주주환원 확대 기대 고조'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하고 "신한지주와 KB금융, 하나금융이 보통주자본비율 12% 초과분을 모두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경우 3개 사의 연간 평균 추가 주주환원 가능 규모는 약 1.7조원으로 추산된다"라며 "이를 30% 배당성향과 합산하면 총 주주환원율은 6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커버리지 은행주의 4Q22 합산 실적은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인데, 분기 실적이 중요한 시점은 아니다. 자본여력이 충분한 은행지주를 중심으로 주주환원책이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신한금융 이외에도 금융지주들의 배당 확대 정책이 잇따를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당장 2022년 주당 배당금이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특별 대손준비금 등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1분기 중 특별대손준비금 신설을 예고한 바 있는데, 미국 대형은행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률을 상향한다고 가정할 경우 적립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
아울러 1분기 중 바젤3이 완전히 도입될 경우 자본비율 하락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바젤3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 고안한 리스크 규제로 올해 도입이 완료된다. 주식, 펀드, 부동산PF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현행 100~150%에서 요건 값에 따라 확대될 예정이라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