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오름폭은 이에 못 미쳐…낮은 자본비율 탓 여력 없어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 수준…경쟁 금융지주사 대비 약 2% ↓
증권사 인수하려면 오히려 자본확충 해야…배당성향 예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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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책 확대 기대감에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르는 가운데 우리금융에 대해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쟁사 대비 낮은 자본비율탓에 배당 확대 여력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벤처캐피탈(VC)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추진 중이고 증권사 매물도 탐색하고 있어 배당성향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배당락일인 지난해 28일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8%가량 올랐다.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경쟁 금융사 대비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7%, 신한금융은 14%, 하나금융은 17% 올랐다. 행동주의 펀드가 금융주의 주주환원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배당 확대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부터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7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배당률 50% 이상을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보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배당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며, 은행지주사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다만,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를 기록 중인 우리금융에는 이런 기대감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0.91%로 신한금융(12.66%), KB금융(12.60%), 하나금융(12.85%)과 비교해 2%P 가까이 낮다. 금융권에선 규제비율 10.5%에 자본비율 버퍼를 더하여 보통주자본비율이 12% 이상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줄곧 증권사·VC 인수 등을 통한 비은행 사업 진출이 최우선 순위라고 밝혀왔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도 "증권·보험·VC 등 작년에 시장이 불안정하여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배당을 통해 자본을 사용하기보단 오히려 확충이 필요한 상태인 셈이다.
한 증권사 금융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은 경쟁사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M&A를 우선순위로 꼽고 있기 때문에 배당여력을 확대하기도 여의찮다는 우려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은 유상증자나 당기순이익으로만 높일 수 있어 개선이 까다롭다. 신종자본증권 등의 채권 발행으로는 보통주자본을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금융은 예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배당성향은 최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을 감안해도 2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통주자본비율이 11%인 상황에서 회자되고 있는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가능성이나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증권사 M&A를 감안하면 성장에 자본이 쓰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배당확대 압박이 거센 탓에 M&A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이 현재 당사 PER이 2.4배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보다 높은 PER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며 사실상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