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롯카 지분 20% 매각 원해
롯카에 집중된 엘포인트 사용도 고민거리
오프라인엔 롯카에 온라인은 롯데온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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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쇼핑이 지지부진한 롯데카드 매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9년 롯데카드를 MBK파트너스에 팔았지면 여전히 일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MBK파트너스와 약속한 롯데카드 혜택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엘포인트(L.POINT) 멤버십 전략에도 롯데카드 매각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작년 하반기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일부 인수 후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본입찰까지 매각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나마 하나카드 정도가 관심을 보였지만, 인수로 까진 이어지진 않았다.
롯데카드 매각이 늦어지면서 이를 애타게(?) 기다린 롯데쇼핑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9년 롯데카드를 매각하면서 잔여지분 20%를 남겼다. 이와 더불어 MBK파트너스와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권리(Tag along)를 확보했다. MBK파트너스가 후한 값을 받고 판다면 롯데쇼핑도 지분 20%를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난 2017년부터 영업이익과 매출이 줄어든 롯데쇼핑으로선 수천억원의 현금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비단 이뿐만 아니라 엘포인트를 활용한 고객 확보 전략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지난 2006년 롯데멤버스로 시작해 2015년 출범한 엘포인트는 회원수가 4200만명에 이른다. 롯데멤버 엘포인트의 시초는 롯데백화점, 마트 등 롯데쇼핑의 주요 계열사 고객에게 포인트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롯데카드 사업부 형태로 시작했다. 롯데그룹 안에 있었을때는 롯데카드 고객 대부분이 롯데쇼핑의 할인 혜택 등을 위해 가입한 고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로 롯데카드가 넘어가면서 엘포인트 회원과 롯데카드 고객이 중복되는 것은 롯데쇼핑에는 오히려 부담이 됐다. 엘포인트 사용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여전히 롯데카드인데, 롯데쇼핑으로선 엘포인트 고객 다변화를 위해선 다양한 카드사 고객이 엘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롯데멤버스는 엘포인트 제휴사를 늘리고 있으며, 백화점을 제외한 마트 등에선 할인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 성장이 더디다 보니 쿠팡 등 여타 경쟁사 대비 오프라인에만 집중된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오프라인에선 롯데카드로의 편중이, 온라인에선 롯데온의 성장 정체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또한 MBK파트너스와의 매각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에 한해 롯데백화점에서 이용시 배타적으로 혜택을 주도록 혰는데, 이러한 배타적 서비스가 이제는 걸림돌인 상황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백화점 이용시 5% 할인이 되는데 이는 롯데카드에 한해서 배타적으로 주는 혜택이다"라며 "해당 혜택은 롯데백화점, 롯데카드, 엘포인트가 서로 부담한다는 점에서 롯데쇼핑 입장에선 비용부담도 지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즉 롯데카드 매각은 롯데쇼핑에게 있어서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확보와 엘포인트를 활용한 고객 확대에 중대한 분기점인 셈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입장에선 롯데쇼핑 지분 매각뿐 아니라 롯데카드에 준 배타적 권리 때문이라도 롯데카드 매각을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