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에 '대안'으로 주목받는 테마주
'에로배우'에 "구성 자체는 내용이 유망"
그럼에도 테마주 경계 목소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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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피지수가 단단한 저항선인 2500선을 넘지 못하며 이른바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또다시 '테마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중순 유행했던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에 이어 최근엔 '에로배우'(에너지·로봇·배터리·우주항공), '로리콘'(로봇, 리오프닝, 콘텐츠) 등이 테마주 신조어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 기대감, 배당 매력 등에 투자매력이 올라간 금융주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등도 그 성장성에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다만 투자할 곳이 없을 때마다 주목받는 것이 테마주인 까닭에 경계의 목소리가 없진 않은 분위기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에게 이같은 '테마주 열풍'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박스피의 대안이 된 테마주
"1월부터 코스피 지수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로 조정을 했다. 2월에는 대체로 다들 시장을 이기고 있는 분위기인데 여기서 뷰가 갈린다. 더 오를 것이냐, 박스권이 유지될 것이냐로. 나는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A 운용사 운용역)
"최근 코스피 지수가 박스피인 까닭에, 최근 언급되는 '에로배우', '로리콘', '챗GPT' 같은 테마주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대형주들의 실적 성장이 희소하고 밸류에이션이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때 성장주 또는 내러티브만 가지고도 꿈을 줄 수 있는 업종이 증시의 주인공이 된다" (B 운용사 운용역)
"올해 내내 종목과 테마가 중요할 것이다. 올해 지수가 크게 급등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어느정도 고점에서 조정 받고 또 하락했다가 서서히 계단식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젠 종목별 차별화에 대한 니즈가 커질 수 있다" (A 운용사 운용역)
테마주라기엔 심상찮다?
"챗GPT가 초기 가입자 급증세를 보이며 작년까진 가장 부진했던 반도체 주가가 날아간 건 괄목할만 하다" (A 운용사 운용역)
"VC에서는 아직 검토는 안하고 그저 유행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2016년의 알파고, 2020년의 디지털뉴딜 다음으로 또 AI가 뜨네? AI가 잠잠해지려니 다시 뜨고 있네? 그런 느낌을 받는 중이다" (C 벤처캐피탈 운용역)
"기존의 AI와 챗GPT는 스터티해 볼수록 천지개벽 수준으로 다르다. 뭔가 거대한 변화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이전 버전은 애플이나 삼성전자 휴대폰에 탑재되는 것들과는 별반 차이가 없었는데, 이번 버전은 상당히 발전했다" (C 운용사 운용역)
"테마가 테마로 끝나면 안 되고 산업화가 되느냐가 중요해보인다. 단기 변동성은 크지만 다 좋은 내용들이긴 하다. 최근 '로리콘'이라고 해서, 우리가 그리는 미래를 고려하면, 로봇은 중요하다. 그리고 중국이 계속 문호를 개방하지 않을 순 없으니 리오프닝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결국 시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변수들을 뭉쳐놓은 것이라고도 생각이 든다" (D 운용사 운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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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테또속'(테마주에 또 속았다)는 불변
"챗GPT도 수익창출은 나중에야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기술이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규모가 아직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아마 전력반도체나 AI반도체 등 하드웨어로 넘어가서 매출이 발생하고 수혜를 누릴 기업이 해당 테마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다" (F 운용사 운용역)
"테마주는 보통 1~3개월 정도 간다. 초기에 시장이 무지할 때 가장 큰 수익이 나고, 이후 분석이 세부적으로 되면서 하락 변동성이 커지고 인기가 쏠려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고점이 만들어지는 패턴을 보인다. 그 이후에는 치킨 게임이 시작되는 양상이 전개된다" (G 운용사 운용역)
"금융주는 장기투자를 권하진 않는다. 주가 급등 자체가 일시적인 이슈가 될 공산이 크다. 최근 주주환원 이슈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최근 대통령까지 나서서 금융주를 공공재 취급하니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커녕 사던 외인도 떠날 판이다." (B 운용사 운용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