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죄 인정될 경우 네이버 지배구조에도 타격 우려
주요주주인 글로벌 투자자들 ESG에 극히 민감해
2.67% 주주인 아티잔은 삼성전자 공격했던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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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성남FC 후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성남FC가 네이버 등 기업으로 부터 받은 후원금을 뇌물로 판단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자칫 네이버의 지배구조 이슈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ESG 투자를 강화하는 기조 속에서 후원금이 뇌물로 인정될 경우 네이버의 거버넌스에 문제제기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도 검찰에 고발되면서 네이버의 지배구조를 흔들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7일 검찰은 성남 FC가 네이버 등으로 부터 받은 후원금 133억원을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민원 해결의 대가로 후원금을 내게 했고, 이는 이 대표의 업적으로 돌아가게 하려 했다는 구조로 판단한 것이다. 성남FC는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4개 회사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네이버는 제2 사옥 인허가를 위해 후원금을 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네이버가 시민단체를 통해 성남FC를 후원한 것에 대해 "뇌물을 합법 기부금으로 가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성남FC 후원금은 공익법인 '희망살림'을 거쳐 지급됐다.
검찰은 그동안 네이버가 성남FC를 후원한 이후 네이버 제2 사옥 용적률이 670%에서 913%로 변경되고, 고속도로 방향으로 제 2사옥 주차장 입구 방향으로 변경된 점을 '대가성' 후원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강도 높게 수사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성남공정포럼은 이해진 창업자를 제3자 뇌물죄로 고발했다.
김진철 공정포럼 사무국장은 "거액의 자금을 희망살림에 후원금으로 지출하기 위해선 내부 결재 및 이사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 총수가 당시 이사회 의장으로 40억원 후원금 지출에 대해 최종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수사 및 재판 결과를 봐야 하지만 네이버 입장으로선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주요 주주들이 글로벌 투자자란 점에서 네이버가 청탁을 위해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법원이 판단할 경우 이들도 투자 검토에 나설 수 있다. ESG 투자가 강화하고 있는 기조 속에 뇌물죄는 거버넌스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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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네이버의 주주구성은 국민연금이 8.94%, 블랙록 5.78%, 뱅가드 2.61%, 아티잔파트너스가 2.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 2월 기준)이해진 창업자의 지분은 3.74%에 불과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뇌물죄는 굉장히 심각한 범죄로 기업이 뇌물죄와 연관이 있다는 점은 거버넌스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진다"라며 "해당 사안에서 네이버의 뇌물죄가 인정될 경우 그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 거세지는 행동주의 운동에도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아티잔 파트너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로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인 리치몬드그룹(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등 소유)을 비롯해 프랑스 최대 요구르트 그룹인 다농 등에 경영실적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최순실 게이트 연루여부로 비판을 받을 당시 "삼성전자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 배치하고 DR(주식예탁증서) 등 미국 상장 등 더 주주 친화적 경영을 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때 30만원 중반이던 네이버 주가는 현재 20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 이사회에서도 해당 사건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 아직까지는 특별한 회사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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