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호실적에 성과급 잔치
금융권 과도한 성과급 비판 속 정부 움직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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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성과급 잔치가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카드사들도 뭇매를 맞고 있다. 계속되는 정부의 수수료 인하 등 규제 때문에 생존이 어렵다던 카드사들이라서 성과급 잔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성과급 논란이 은행의 경쟁체제 도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을 향한 압박 수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를 비롯한 카드사들이 지난해보다 많은 성과급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성과급에는 사상최대 실적이 있다.
지난해 1~3분기 카드사 전체적으로 당기순이익은 2조2787억원에 육박했다. 신한카드가 5633억원, 삼성카드가 4543억원, 국민카드가 3417억원, 롯데카드가 2586억원, 현대카드가 210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4분기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실적이 다소 주춤해 연간으론 2021년보다 줄어든 카드사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카드사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둔 한해였다.
경제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사상최대 실적을 내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우선 카드사들의 고금리 대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카드사들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0% 중후반대다. 삼성카드가 17.70%, 신한카드 16.21%, KB국민카드 14.42%, 비씨카드 13.04%다.
신용대출도 힘든 저신용자들은 이보다 높은 고금리 단기 대출을 받아갔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현금서비스 등은 금리가 16%를 넘는다. 지난해 9개 카드사들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35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정부 규제 때문에 생존이 위협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간 정부는 지속적으로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2021년말에는 가맹점으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0.5%로 낮추면서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수수료 인하 조치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함께 카드 수수료 테스크포스를 구성하며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이 이자장사를 통해 폭리를 취한다는 국민적 반감이 커진 상황이라서 이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 미지수다.
정부에선 은행 과점체제 마저 무너뜨리겠다고 나선 판국에 카드사도 정부의 이런 기조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사들의 이자장사에 대한 비난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는 상황이라서 압박 수위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다"라며 "물가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