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 불편한 시각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 압박 커지지만
'은행 때리기' 여파로 상대적으로 정부 관심 밖
-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손해보험사들의 성과급 잔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자동차 보험 등 물가와 밀접하게 연관 있는 부분에서 실적이 개선되면서 거둔 수익이란 점에서 정부에서도 이들의 성과급 잔치를 예의 주시한다. 당장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박 등 정부의 입김이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1414억원으로 전년(1조926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D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806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6.2%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0.9% 늘어난 868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5609억원, KB손보는 5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9%, 84.8% 늘었다.
이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실손의료보험 등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부분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뿐 아니라 고유가 등으로 자동차 이용량이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개선됐고, 백내장 수술 등 실손보험 과잉 청구에 대한 지급 심사 기준이 강화한 영향이 작용했다.
손보사 실적을 끌어올린 자동차보험 및 실손보험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정부에서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이들 보험에서 나온 수익성 개선으로 보험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7%, DB손해보험은 연봉의 41%, KB손해보험의 경우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연봉 1억 이상인 직원의 경우 성과급만 5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러한 일련의 성과급 잔치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직원 성과급 지급에 신경 쓰는 것 대비 사회공헌 노력은 미흡하다"라며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자동차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될 만큼 민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며 "자동차보험료가 민생에 부담되지 않도록 자동차보험에 대한 시장 동향과 자율적 기능이 작동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국정감사 대책 회의 때눈 "고환율, 고물가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줘야 할 손보사들이 떼돈을 벌고 있다"라며 손보사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정부 움직임 속에서 손보사들도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다만 2% 수준에 불과해 이를 두고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많다. 당초 1% 대 인하를 하려고 했지만, 정부 압박에 인하폭을 높였지만 이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다만 아직까지 정부의 주요 관심사가 은행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손보사들에게 직접적인 압박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부의 주요 타깃이 은행이다 보니 손보사들은 상대적으로 이슈의중심에선 벗어나 있다"라며 "다만 자동차 보험료 인하 등 정부의 압박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