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 시 재무건전성 타격 크단 평
주가 오르긴 했지만…투자자는 '불안'
-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IFRS17이 도입되면서 한화생명의 이익 및 재무건전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여전히 한화생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불과 몇 년 전 저금리 시기만 하더라도 자본잠식 가능성이 거론됐던 만큼 금리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2017년만 하더라도 IFRS17이 도입되면 한화생명이 3대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자본잠식 상태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지난 1990년부터 한화생명이 판매에 열을 올렸던 확정형 고금리 상품이 발목을 잡았다. 높은 최저보증이율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탓에 저금리 시기가 도래하자 이차역마진 우려가 겹친 것이다.
부채적정성평가(LAT)에 따른 잉여금과 결손금의 합도 경쟁사 대비 작았다. 이 수치가 작을수록 부채 시가평가에 자본확충 수요가 큰 데, 2017년 상반기 기준 한화생명의 결손금과 잉여금 합은 2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10조원 수준인 삼성생명의 3분의 1수준이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반전하자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장기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증가하고 이차역마진 부담이 감소한 영향이다. 저금리 시기엔 역마진 관련 부채가 증가하며 자본적정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리가 상승하며 이를 상쇄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LAT잉여의 40%까지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며 규제를 완화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때 동전주였던 한화생명 주가엔 훈풍이 불었다. 한화생명 주가는 한 때 주당 900원대에 거래됐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 배까지 하락했다. 공매도 금지 종목으로 선정되는 것은 물론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마저 나왔지만, 상황이 반전하자 주가가 3000원 선까지 뛰었다. 최근엔 이보다 하락한 25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IR)에서 IFRS17 전환 시점의 CSM은 7조5000억원, 연간 신계약 CSM은 1조8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CSM 상각만으로도 매년 약8000억원 규모의 보험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요 보험사 중 이익 증가 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다만,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탓에 여전히 경쟁사보다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금리 100bp당 한화생명의 K-ICS 비율 변동성은 약 20~30%P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K-ICS 비율 민감도는 금리 50bp 하락 시 -5%p 정도다.
최근 한화생명의 IR에 참석한 증권사 연구원들은 외부환경에 따른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알려진다. ▲금리 변화에 따른 K-ICS 비율 민감도 ▲ 신종자본증권 차환없이 K-ICS 비율 180%가 가능한지 ▲이때 180%는 금융당국에 신청하는 경과조치가 포함된 내용인지 등이다.
이에 보험업종 투자자들 사이에선 회사의 수익구조가 바뀐 것이 아닌 이상 한화생명에 대한 투자는 조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화생명의 자본잠식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투자가 조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회계제도가 도입됐다고 하더라도 회사 본질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함이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과거 회계제도(IFRS4)에서는 보험사의 실질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신회계제도(IFRS17)에서 자산 및 부채가 시가평가되어 당사의 본질적 회사 가치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본건전성에 있어 금리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해소되어 K-ICS비율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