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법무ㆍ회계법인들도 각축…22일 자문단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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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추진하는 HMM 매각 주관을 맡기 위한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은 지난 20일까지 HMM 매각 자문단 선정을 위한 입찰 서류를 받았다. 재무자문 분야에선 JP모건ㆍ씨티글로벌마켓증권ㆍ모건스탠리ㆍUBS 등 외국계 IB가 서류를 제출했고 미래에셋증권ㆍNH투자증권ㆍ삼성증권ㆍKB증권 등 국내 증권사도 출사표를 던졌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달부터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뿌리며 HMM 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두 회사는 HMM 지분을 각각 20.69%, 19.96% 가지고 있는데 이 지분의 시장 가격만 4조원에 달한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영구채까지 매각할 경우 전체 거래 규모가 6조~7조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있다.
국내에서 이 정도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대기업은 손에 꼽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거래가 될 것이란 평가가 많다. 이에 일부 IB는 매각 주관을 맡아도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보기도 했다.
다만 IB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기업 위주로 벌어질 대형 거래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수임 여부를 떠나 자본시장의 큰 손인 산업은행과의 관계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B 역시 한국에서 벌어지는 랜드마크 거래를 놓치면 본사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유력 IB 중에선 아예 입찰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곳도 있다. 매각 자문보다는 유력한 원매자와 손을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 IB 대표는 지난주 대기업 그룹에 몸담고 있는 전 산업은행 고위 인사와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법률자문 분야에선 광장과 태평양, 세종과 화우가 자문 의향을 밝혔고, 회계자문에선 삼일ㆍ삼정ㆍ한영ㆍ안진 등 빅4가 모두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매각 자문사 선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곳들은 유력한 원매자를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도 HMM 매각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거래 규모를 감안하면 인수자금 상당 부분을 금융시장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SM그룹 등 일부 원매자들은 대형 금융사들 대상으로 자금 조달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미 어느 정도는 매각 자문단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오래 전부터 매각 가능성이 거론됐었고, 물밑에서 산업은행 등과 접촉해 아이디어를 제공해 온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매각자 측은 입찰 서류를 검토해 22일 자문사단을 최종 선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