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의 CS인수로 한국지점 합병 가능성 거론
관건은 IB 인력 재배치
UBS 글로벌 전략에 따라 국내 IB 인력 시장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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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유비에스(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이제 관심은 글로벌 사업 조직을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모인다. 한국에서 양사 모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지점 통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IB 업계 인력의 대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지시간으로 19일 스위스 국립은행은 "스위스 금융시장 감독청이 두 은행을 통합하는 것을 사실상 승인했다"라며 "UBS가 CS를 인수해 금융안정과 스위스 경제보호가 가능해졌다"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CS 주주가 22.48주당 UBS 한주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딜에 대해서 UBS 콤 캘러허 회장은 "CS 주주들에겐 긴급한 구조이면서 UBS 주주들에겐 매력적인 딜"이라고 말했다.
양사 합병으로 글로벌 비지니스도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거래는 올해 말까지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UBS는 자산 관리(WM)를 기반으로 글로벌 뱅킹 업무 강화에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과 아시아에서 WM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인데 미국에선 이미 CS가 WM 사업을 철수한 바 있어, UBS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선 CS의 WM 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비지니스 강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관건은 IB부문이다. CS는 IB 업무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온 만큼 해당 비지니스를 UBS가 어떻게 개편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CS는 UBS에 인수되기 이전부터 IB 부문을 분사하는 'CS First Bosto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UBS의 CS 인수로 해당 거래 역시 앞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CS 한국지점도 분사여부에 따라 조직개편 가능성이 검토되었지만, 이마저도 현재로선 미지수가 됐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는 CS의 IB 부문 분사는 재검토 되거나 아님 취소 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불어 콤 캘러허 UBS 회장은 "IB 업무가 축소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UBS가 IB 부문을 어떻게 개편하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UBS는 지난 2016년 한국에서 은행부문을 철수하고 증권을 중심으로 비지니스를 하고 있다. 2017년 CS출신의 임병일 대표를 영입하는 등 IB 업무에 공을 들였지만, 임 대표가 삼성으로 떠난 후 한국지점 대표도 여전히 공석이다.
이에 반해 CS는 IB를 중심으로 국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 부문에서 CS의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98명으로 UBS(58명)의 두배에 이른다. 순익에서도 CS는 682억원으로 UBS(218억원) 세배에 달한다. CS가 거두는 수익의 대부분이 IB 업무에서 발생한다. 인베스트조선이 발표하는 자료에 따르면 M&A 리그테이블 순위에서 CS는 지난해 2위로 10위인 UBS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UBS가 CS의 IB 비지니스를 그대로 가져온다면 CS 인력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CS는 걸출한 IB 뱅커를 보유하고 있고, 객관적인 수치나 평판 면에서도 UBS를 앞선다. 하지만 UBS가 한국에서도 IB 업무를 줄이겠다고 한다면 해당 인력의 대이동은 불가피하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 들이 국내에서 후계구도 문제로 이미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CS 출신의 이동은 IB 인력 시장의 큰 이동을 가져올 공산이 크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UBS의 CS 인수로 UBS와 CS 한국지점간 합병이 예상된다"라며 "한국시장에선 IB 업무 중심으로 CS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글로벌 차원의 조직개편 방향에 따라 국내 IB 인력 대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