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우려 잠재우고 신뢰도 높일 거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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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그룹이 4대 시중은행과 5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 협약을 맺었다. 롯데건설이 메리츠증권과 투자 협약을 체결하면서 한 숨을 돌린 이후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과 손을 잡으면서 시장에서 우려했던 유동성 위기를 일축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7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이차전지 소재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탄소저감 ▲바이오 등 미래 핵심사업 투자금 확보를 위해 마련됐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알미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바이오로직스 총 6개사가 공동 협약에 참여하며, 5년간 5조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재무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그룹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과 신성장 테마에 5년간 3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석유화학·건설 부문이 그룹의 잠재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1월 메리츠증권에 1조5000억원 규모로 투자 협약을 체결해 자금을 지원받으며 PF우발채무 차환위험을 '일부' 완화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PF유동화증권 차환 실패로 재무부담이 크게 확대된 바 있다.
롯데케미칼도 업황이 둔화된 가운데 대규모 자금소요로 재무안정성 개선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관련해 2조7000억원이 지급됐으며, 지난해 10월 롯데건설에 대해 롯데케미칼의 자금대여 5000억원 및 출자 876억원, 롯데정밀화학의 자금대여 3000억원 등의 자금지원이 이뤄졌다"며 "인도네시아 LINE 프로젝트 등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차입금 규모는 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증권사에 이어 시중은행과 손을 잡으면서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도 투자 관련 재무부담을 떨쳤다'는 시그널을 줬다는 평가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이미 롯데케미칼은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거의 확보했지만, 조달 시장에 이슈가 많다 보니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며 "이번 은행과의 협약도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이벤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협약으로 미래 핵심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다"며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로 롯데그룹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