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수수료 경쟁 재현 조짐도
올해 매출 부진 우려 속 신입회계사 채용에도 영향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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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빅4(삼일, 삼정, 안진, 한영) 회계법인이 줄어든 일거리에 고민이 많다. 작년 하반기 이후 자문 업무가 감소했고, 감사 수수료 경쟁도 재현되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올해 신입회계사 채용규모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회계법인들은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사상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작년에 각 회계법인이 발표한 직전 회계연도 매출은 컨설팅펌을 포함해 3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감사, 자문, 컨설팅 어느 부문 하나 빠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2021년 회계연도를 살펴보면 회계감사 매출 비중은 27~40%, 경영자문 비중은 43~57%를 기록했다. 팬더믹 이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에 거래가 넘쳐났고, 변화된 환경에 발 맞추기 위해서 컨설팅 붐이 일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이런 흐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 금리 인상을 시발점으로 풀렸던 유동성 회수에 들어가자 회사들은 긴축 모드로 전환했다. 활발했던 자문 수요는 줄어들었으며, 지정감사제가 끝난 회사들을 대상으로 감사 수임 경쟁이 벌어지면서 감사수수료 덤핑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정감사제로 인해 전체적으로 수수료가 올라갔으나, 다시금 감사 수임 경쟁이 벌어지면서 일부에선 감사 수수료 경쟁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라며 "여기에 딜도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일감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컨설팅 부문은 맥킨지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컨설팅의 화두도 '디지털'에서 '비용절감'으로 옮겨갔다.
이런 상황은 올해 회계법인 운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빅4 회계법인들 사이에선 예년과 같은 신입회계사 채용이 힘들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작년 빅4는 사상 최대규모인 1340명의 신입회계사를 채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지나치게 조직이 비대해지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기조 속에서 회계법인들 모두 변화보단 올해는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삼일은 윤훈수 CEO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삼정은 김교태 회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안진과 한영은 재무자문 분사 등 조직개편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들 모두 수면 아래로 들어간 상황이다.
다른 회계법인 파트너는 "빅4들 사이에서 작년 절반 수준의 회계사 채용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고 있다"라며 "변화보단 안정에 방점이 찍힌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