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 메모리 연간 가이던스는 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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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생산량 감소폭이 하반기에는 더 커질 거라고 밝혔다. 이미 삼성전자는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으며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투자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 선제적으로 투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47% 감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4조5800억원 적자를 냈다.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63조7500억원으로 18.75%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경기둔화 우려로 전반적인 구매심리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이 영업이익 급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 DS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13조7300억원, 영업적자 4조5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 줄었고, 영업손익은 13조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는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며 "낸드의 경우 서버 및 스토리지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 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시스템LSI는 모바일, TV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부진에 따라 ▲SoC(System on Chip) ▲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급감해 실적이 하락했다"며 "파운드리도 경기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과 관련한 기관투자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다만, 삼성전자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메모리 비트 그로스 관련 연간 가이던스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해, 감소폭이 하반기에는 더 커질 거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특정 제품은 앞으로의 고객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했기에 생산량 하향 조정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번 생산 조정은 중장기 수요 대응에 충분한 물량을 보유한 레거시 제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1분기부터 시작된 라인 최적화 등이 추가됨으로 감산 규모는 훨씬 더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에 참여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법 인센티브 지원에 따른 의무사항에 대한 우려점에 대해 미국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개별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서 구체화할 것을 밝혔다"며 "당사도 이러한 절차에 동참할 예정"이라 말했다.
이어 "다양한 가능성 혹은 시나리오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고 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서 노력을 지속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는 오히려 늘렸다. 올해 1분기 시설 투자액은 1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수치다. 역대 1분기 기준으로 봐도 최대 금액이다. 이 중 반도체가 9조8000억원, 디스플레이는 3000억원 수준이다. R&D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6조5800억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는 "생산량 하향 조정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 지금부터 선제적으로 투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반도체사업은 지속적인 대규모 팹 투자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투자가 게시된 후 실제로 양산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중장기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