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자장사 비판 속
농협은행 예대금리차 시중은행 중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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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로 시중은행이 뭇매를 맞는 가운데 농협금융은 상대적으로 폭풍우를 피하고 있다. 사정기관이 총출동한 다른 금융지주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농협금융은 타 금융지주 대비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견고한 이자수익이 한 몫을 했다. 관 출신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중앙회에 든든한 ‘우산’ 때문일 수 있다는 평가다.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94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8.8%가 증가한 수치다. 시장금리 인상 속 예대금리차는 크게 상승했다.
1분기 농협금융지주 순이자마진(NIM)은 1.96%로, 지난해 1분기 1.65%보다 0.31% 포인트, 전분기 대비로 해도 0.21%포인트 상승했다. 다른 대부분 금융지주들의 NIM은 전기대비 하락했지만, 농협금융지주는 NIM 상승을 통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일례로 지난 3월 농협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를 보였다. NH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1.34%포인트로, 우리은행(1.22%포인트), KB국민은행(1.13%포인트), 하나은행(1.11%포인트), 신한은행(1.01%포인트)를 앞섰다.
농협금융은 상대적으로 다른 금융지주 대비 금융당국의 ‘회초리’는 피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의 경우 금감원, 국세청, 공정위까지 나와서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우연찮게 기간이 겹치긴 했지만, 일각에선 이자장사의 뭇매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교롭게 시기가 겹치긴 했지만, 이자장사로 은행이 질타 받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 정부와 연이 있는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농협중앙회가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이 회장은 행시 26회로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 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거쳐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에는 ‘대선 캠프 총책’을 맡았으며, 윤 대통령 당선 뒤 특별고문으로 활동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농협조직을 기반으로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지역조합장을 기반으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이란 특수목적하에 설립된 만큼 금융감독에서도 특수성을 인정받는 부분이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전국단위 농협의 네트워크가 막강하다”라며 “특수목적하에 설립된 만큼 정부에서도 관대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