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으로 인사 통합 등 갈길 멀어
조직개편 등에 대한 지적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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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라이프생명(이하 KB라이프)가 출범 5개월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인사통합 등 PMI(인수 후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까지 출범하면서 회사의 업무처리에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6개월만에 갑작스럽게 추진한 통합으로 인해 외형적이 모습만 갖추었을 뿐, 실질적인 내부통합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란 평가다. 은행 출신 경영진들의 회사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통합해 출범한 KB라이프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KB라이프는 올해 1분기 순이익 937억을 기록했다. 경쟁 지주사 계열사인 신한라이프 대비 401억원이 작다. 신한라이프와의 외형 격차를 줄이는 덴 성공했지만, 정작 경영 관련 부문은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사제도 통합이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서로 다른 인사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제도 통합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승진이나 인사 전반에 대한 사항들이 진행될 수 있다. 통합 법인이 출범했음에도 회사는 아직 노동조합과의 인사제도 협상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반 직원들의 승진은 지연된 체 임원들에 대한 승진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 이루어진 KB라이프생명 임원 및 부서장 인사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탕평책만을 강조하면서 보험사에 맞지 않는 ‘은행식 순환보직' 인사를 단행하다 보니 새로운 부서장이 업무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연말에 단행한 조직개편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경영관리부문 산하에 경영전략본부, 경영지원본부에 자산운용본부까지 둔 것은 무리수라는 평가다. 즉 CFO 산하에 CIO를 배치한 형태인데, 대부분의 금융사에서는 자산운용부문의 독립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CFO조직과 CIO조직을 분리하며 운영한다. 손익을 신경써야 하는 CFO와 중장기 관점에서 자산운용을 해야하는 CIO 간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B라이프의 경우 CFO가 사실상 CEO에 준하는역할을 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보험회사에서 보기 힘든 구조다”라며 “임원들 본인 임기중에만 사고가 터지지 않길 바라면서 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등한시한 조직개편"이라고 지적했다.
은행출신들이 주요 포스트에 자리 잡으면서 전문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환주 사장의 경우 KB국민은행에서 외환사업본부장, 개인영업 전무, 지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낸 재무통이며 임근식 CFO는 KB국민은행 개인영업부장, KB손해보험 경영기획본부장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 모두 은행 및 지주에서 커리어를 쌓은 후 계열사 M&A를 통해 승진했다. 때문에 KB라이프에서도 내실 성장을 도모하기 보다는 해외 보험사 인수 등의 방식을 통한 외형 확장에 치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내부적으로도 이를 위한 신설부서가 조직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내부 안정보다는 보여주기식 외형 통합 및 확장에 현 경영진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라이프 관계자는 “이전 푸르덴셜생명에서도 CFO주도로 CIO지원하에서 전략적 자산배분에 최적화된 자산운용 조직을 운영해왔다”며, “특히 올해 IFRS17 도입으로 손익과 자본 변동성 관리를 위해 CFO 중심의 ALM(자산부채관리) 운영을 도입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